[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주한 탄자니아 대사가 한국 대중음악의 상징에 대해 “탄자니아 대사관을 서울에 열기 전, 조용필은 이미 대사와 다름없었다”라고 평가했다.
외교관이 아닌 조용필이 한 나라를 알렸다는 이례적인 발언의 배경에는 한 곡의 노래가 있다.
토골라니 에드리스 마부라 주한탄자니아 대사는 지난 8일 연합과의 인터뷰에서 “조용필은 탄자니아를 한국에 알리는 데 정말 좋은 일을 했다”며 “이 노래 때문에 사람들이 킬리만자로산에 실제 표범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며 방싯했다.
조용필이 1985년 발표한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탄자니아를 상징하는 지명 ‘킬리만자로’를 한국 대중에게 각인시킨 곡이다.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는 가사는 세대를 넘어 회자됐고, 아프리카 동부 국가 탄자니아의 이미지를 한국 사회에 자연스럽게 심었다.
조용필과 탄자니아의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22년 9년 만에 발표한 신곡 ‘세렝게티처럼’을 통해 다시 한번 탄자니아의 대지를 노래했다. 세렝게티 초원 역시 탄자니아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마부라 대사는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위해 방한한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이 조용필을 직접 만났다”며 “대통령이 ‘탄자니아를 알리는 데 감사하며 다시 방문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용필은 앞서 1999년 탄자니아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현지를 방문한 바 있다.
문화는 외교보다 먼저 도착했다. 탄자니아 대사관이 서울에 개관한 것은 2018년이지만, 조용필의 노래는 그보다 수십 년 앞서 한국 사회에 탄자니아의 이름을 심었다. 마부라 대사가 ‘대사급 역할’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실제 변화도 뒤따랐다. 탄자니아를 찾는 한국 관광객은 2018~2019년 연간 1500~2000명 수준에서, 코로나 이후인 2023~2025년에는 연간 3000~5000명으로 늘었다.
조용필이 열어둔 문화적 신뢰는 경제 협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탄자니아는 니켈·구리·코발트·리튬·흑연 등 핵심 광물이 풍부한 국가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참여한 마헨게 흑연 광산은 세계 2위 매장량을 가진 곳으로, 2028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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