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AI 프롬스크래치 논란…과기정통부는 "평가위원 자율성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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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AI 프롬스크래치 논란…과기정통부는 "평가위원 자율성 존중"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추진 중인 '독자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가 1차 선발 평가부터 휘청이고 있다. 외부 자원을 가져다 사용하는 '프롬스크래치'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평가위원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참여 기업들은 명확한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1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쟁점인 '프롬스크래치' 판단 기준에 대해 '평가위원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롬스크래치란 통상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학습까지 타사 기술을 빌리지 않고 독자 수행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프롬스크래치 여부는 시장 환경이나 기술 동향, 글로벌 상황의 케이스별로 다르게 판단될 여지가 있다"라며 "기계적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전문가들로 구성한 평가위원회의 판단을 존중하고 과기정통부는 그에 따라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가 내건 사업 공모 요건을 살펴보면 프롬스크래치와 관련해 '타사 모델에 대한 라이선스 이슈가 부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는 공모 원칙이 있음에도 심사 과정에서 명확한 검증 기준 없이 '자율 평가'를 내세우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사실상 오픈소스 모델을 가져다 쓴 기업이 통과할 경우 막대한 비용을 들여 밑바닥부터 모델을 개발한 기업들이 역차별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주요 기업들은 중국 등 해외 모델 기술 일부를 차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업스테이지는 '솔라 오픈 100B'가 중국 AI 스타트업 즈푸AI 모델 'GLM'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업스테이지 측은 "모델 구조는 허깅페이스의 오픈소스 코드로 표준화돼 있지만 가중치는 새로 학습한 프롬스크래치 방식을 따랐다"고 반박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멀티모델AI 개발 과정에서 중국 알리바바 '큐웬(Qwen) 2.5'의 비전·오디오 인코더와 가중치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해당 인코더가 파운데이션 모델의 부수적 기능에 해당하며 모델 핵심 판단과 추론을 담당하는 구조는 독자적으로 설계했다는 입장이다. 또 큐웬 모델을 자사 모델로 바꿀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SKT는 'A.X K1'이 중국의 딥시크(DeepSeek) 모델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A.X K1의 핵심 기술인 '정보 처리(MLA)'와 '연산 효율화(MoE)'의 세부 설정값이 딥시크 V3 모델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SKT 측은 "A.X K1은 가중치 면에서 모든 파라미터를 임의 초기화한 상태에서 학습한 모델"이라며 "모델을 처음부터 만들었는지와 실행 코드의 유사성은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15일 전후로 1차 평가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다만 기술적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과가 나올 경우 선정 여부를 떠나 공정성 시비 등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학계에서는 가중치 재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산업계는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심사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국책 사업인 만큼 정부도 라이선스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칙을 고수하는 편이 향후 분쟁 소지를 없애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나선혜 기자 hisunny2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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