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경제난 등으로 촉발된 반정부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전 왕조의 왕세자인 키루스 팔레비 왕세자도 시민들의 시위 참여를 촉구하는 가운데 대규모 인터넷 차단 사태도 발생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상인·자영업자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AP뉴시스 8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시위대가 모였으며, 대학생과 노조 등의 합류로 지난달 28일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에 달했다.
시위는 9일 오전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날 오후 8시에 대규모 인원이 다시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 진압과 충돌로 지금까지 45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란 당국은 전국의 인터넷과 국제 전화를 차단해 국민들의 외부 소통을 막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란 시위의 전모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AP·AFP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란 곳곳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대의 영상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을 비롯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겨냥해서는 “세예드 알리는 무너질 것”, “팔레비 왕조가 돌아올 것” 등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이런 구호는 이란에서 혁명으로 수립된 신정체제의 독재통치 하에서 그간 절대 금기였다.
1979년 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 마지막 샤(국왕)의 아들 레자 팔레비는 시민들에게 8일과 9일 오후 8시 시위에 참여해달라는 메시지를 잇달아 보냈다.
현재 미국에 망명 중인 레자 팔레비 왕세자는 “거리로 나와 단결된 전선으로 여러분의 요구를 외쳐라”라며 “이슬람 공화국과 지도자, 이란혁명군에 경고한다. 세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신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 탄압은 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노동자들도 동참했다. 테헤란의 아미르 카비르대는 학생들의 시위 참가로 기말고사를 일주일 연기했다.
대규모 정유·석유화학 단지가 있는 칸간의 노동조합은 파업에 돌입해 반정부 시위에 합류했다며, 보안군의 발포로 많은 조합원이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에너지 수출이 최대 수입원인 이란에서 석유 시설 가동 중단은 경제적 어려움을 더욱 가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윤성연 기자 y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