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언 마음’ KBS 한중가요제로 녹일까? [SS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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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언 마음’ KBS 한중가요제로 녹일까? [SS뮤직]
김혜경 여사와 펑리위안 여사. 사진 | 연합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질서 있게, 유익하게, 건강하게. 이 문제는 잘 해결될 것.”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과 나눈 대화를 묻는 취재진에게 내놓은 답변이다. 굳게 닫혀 있던 중국의 문틈이 조금씩 벌어지는 모양새다.

그간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는 “‘한한령’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잡아떼 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은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진전이다. 한중 문화 교류가 본격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는 지점이다.

◇흔들린 K-콘텐츠, 중국이 유일한 활로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국내 대중문화계의 근간은 흔들리고 있다. K-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다지만, 내부는 곪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계는 투자가 말라붙었다. 흥행이 검증된 유명 감독이 아니면 투자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K팝 역시 글로벌 월드 투어에만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마저도 과포화 상태다. 인기 그룹들이 앞다퉈 해외로 나가면서 중소 기획사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드라마 시장 또한 주연 배우의 몸값 폭등과 제작비 상승으로 인해 편당 수익이 극도로 낮아졌다. 드라마를 제작해야 할 명분 자체가 줄어든 셈이다.

◇KBS ‘한중가요제’ 물꼬 될까?
고사 위기의 국내 시장에 절실한 것은 결국 ‘자본’이다. 업계가 중국의 시장 개방을 염원하는 이유다. 사드 배치 이후 약 10년 가까이 교류가 끊겼지만, 중국 내 한국 문화에 대한 니즈는 여전히 들끓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중문화계는 중국의 거대 자본이 다시 유입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시진핑 주석. 사진 | 연합
김혜경 여사가 펑리위안 여사에게 “끊어진 KBS 한중가요제를 다시 잇자”고 제안한 대목에서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돈다. KBS와 중국 CCTV가 협업했던 한중가요제는 1999년부터 이어지다 2015년을 끝으로 중단됐다. KBS 측에 따르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으나, 얼어붙은 문화 교류의 물꼬를 트는 데 있어 더할 나위 없는 ‘묘수’라는 평이다.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공산주의와 반일정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환담하는 장면이 타전되면서 중국 내 혐한 정서도 잦아드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 대통령 방중 이후 중국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한국 아티스트들의 콘서트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하다. 자유주의 색채가 강한 K콘텐츠와 ‘하나의 중국’을 앞세운 중국의 공산주의 체제가 충돌할 가능성이다. 한류의 파급력이 워낙 큰 탓에 중국 당국의 경계심 또한 만만치 않e다는 분석이다.

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뮤직
또 다른 관계자는 “이념적 충돌이 존재할 수 있어, 중국 입장에서 전면 개방은 두려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이미 BL(Boys Love) 등 K콘텐츠보다 더 급진적인 문화 수요도 존재한다. 너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하나의 복병은 일본이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중국 내 반일 감정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다국적 그룹의 중국 공연 당시 일본인 멤버의 비자가 거부된 사례도 있었다. K팝 그룹 다수에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만큼, 이것이 의외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스파.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한 가요 관계자는 “지금 업계는 너무나 절실한 상황이다. 만약 중국이 일본인 멤버를 거부한다면, 그 멤버를 제외하고서라도 무대에 서야 할 판이다. 중국의 요구가 과도할지라도, 지금은 꽉 막힌 교류의 혈을 뚫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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