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넘은 비만치료제, 블록버스터 지형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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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루다 넘은 비만치료제, 블록버스터 지형 바꾼다

위고비·마운자로로 대표되는 비만 치료제가 부동의 글로벌 의약품 매출 1위 키트루다(항암제)의 매출을 뛰어넘었다.


8일 유진투자증권이 블룸버그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자체 추정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라이 릴리의 터제파타이드(마운자로·젭바운드) 성분 제품 매출이 358억달러(약 51조9279억원),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위고비·리벨서스) 성분 제품 매출이 356억달러(약 51조6378억원)로 집계됐다.


2023년부터 글로벌 의약품 매출 순위 1위를 지켰던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315억달러·약 45조6907억원)를 13~14% 웃돈 것이다. 이 보고서는 "두 성분이 비만을 넘어 당뇨·심혈관 위험 관리 등 대사질환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수요 기반이 넓어졌고, 지난해 두 성분 합산 매출이 705억달러를 상회해 원화 기준 100조원을 넘길 것"이라며 "비만·대사 질환 치료 패러다임이 항암제 중심 블록버스터 지형을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장 판도를 가를 다음 전장은 '주사제에서 경구제로의 이동'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비만 치료제 시장이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경구제 도입, 병용요법 확대, 약가·급여 압력 확대, 일부 지역 특허 만료가 겹치는 '다중 전환기'로 규정했다. 지난해 12월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25㎎)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은 FDA에 승인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경구 제형이 본격 확산될 경우, 2030년 전후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제가 30% 내외를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경구제 전환' 흐름은 빅파마들의 거래 전략에서도 즉각 확인된다. 일라이 릴리는 전날 미국 바이오기업 '님버스 테라퓨틱스'와 비만을 포함한 대사질환 영역의 신규 경구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최대 13억 달러(약 1조 8856억원)의 연구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님버스가 인공지능(AI) 기반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후보 물질 도출을 맡고, 릴리는 대사질환 분야에서 축적한 임상·개발·상업화 역량을 결합해 '먹는 비만약'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연구개발(R&D)은 '아밀린'과 '병용·복합'으로도 이동 중이다. 아밀린은 식사 후 췌장 β(베타)세포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는 펩타이드 호르몬이다.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고, 포만감을 늘려 먹는 양을 줄이게 한다. 유진투자증권은 "GLP-1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수용체) 단독 주사제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매력도가 R&D 단계부터 점차 약화할 수 있다"며 "노보 노디스크가 GLP-1RA에 아밀린 계열을 결합하는 '카그리세마'를 올해 하반기 출시 목표로 추진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로슈도 아밀린 기반 비만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난해 질랜드 파마로부터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를 도입했고 애브비도 구브라로부터 아밀린 유사체 'GUB014295'를 사들였다. 이런 흐름은 체중 감량 경쟁이 '더 많이 빼는 약'에서 '오래 안전하게 유지하는 치료'로 확장되는 과정과 맞물린다. 장기복용 시장에서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경구제, 체성분·부작용 프로파일을 보완할 수 있는 병용·신기전이 동시에 부상하는 구도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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