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 중심지인 남부 호찌민시 앞바다를 오가는 컨테이너선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해 베트남 경제는 미국발 관세라는 악재 속에서도 8.02%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성장률이 1%대에 머문 것과 대비된다. 베트남의 고성장은 정책 구호가 아니라 인구·소비·투자 지표에서 이미 확인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 통계청(GSO)에 따르면 베트남의 중위 연령은 약 32세 수준이다. 한국(약 45세 안팎)보다 10년 이상 젊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은 전체 인구의 약 68~69%로, 여전히 확대 국면에 있다.
이는 노동 공급뿐 아니라 소비 측면에서도 직접적인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해 베트남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9.2%를 기록했다. ‘사람이 늘고, 쓰는 사람도 늘어나는’ 구조다.
베트남의 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은 9.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GDP 성장률(8.02%)을 웃도는 수치다. 단순 수출 회복이 아니라, 국내 생산 활동 자체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 지출도 성장의 한 축이었다. 베트남 정부는 인프라 투자와 공공 프로젝트 집행 속도를 높이며 민간 투자를 끌어냈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두고 “수출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내수·투자를 함께 키우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대외 지표도 견조했다. 지난해 베트남의 총수출액은 47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는 200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커졌다. 베트남의 대미 수출액은 1532억 달러, 대미 무역흑자는 1339억 달러로 각각 28% 급증하며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압박에도 베트남 경제가 흔들리지 않은 배경으로는 내수 체력이 꼽힌다.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수출 변동성을 흡수할 완충 장치가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사모투자펀드 메콩캐피털의 채드 오블 파트너는 “미국 관세로 인한 하방 위험에도 불구하고, 강한 내수 소비와 기업 투자 정부 지출이 경제 회복력을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의 사례는 고성장이 정책 의지보다 인구 구조와 경제 단계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평균 연령 30대 초반, 생산가능인구 확대, 소비 증가라는 조건이 맞물리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당분간 인구 보너스를 바탕으로 6~7%대 이상의 성장 잠재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고령화 진입과 미·중 통상 압력이 새로운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