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연대 집회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체포된 이후, 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개입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와 외교적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은 공개적으로 거리 시위를 촉구하며 내부 배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과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이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 미국 본토까지 항의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특히 스페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며 미국의 개입을 규탄했다. 마드리드 주재 미국 대사관 앞 시위에 참석한 베네수엘라 교민 에우헤니아 콘트레라스는 "(미국의 공격은) 내 나라에 대한 범죄다. 우리 영토와 주권이 있는 국민에 대한 개입은 침략 행위"라고 말했다. 현지 주민 카를로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개입이 베네수엘라 석유 통제를 위한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스페인은 베네수엘라 이주민이 다수 거주하는 국가로,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야권 후보로 출마했던 에드문도 곤살레스도 현재 스페인에 망명 중이다.
중남미 지역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쿠바 아바나에서는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미국의 군사 작전을 '제국주의적 침공'으로 규정하며 시위를 벌였고, 콜롬비아 보고타에서도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시위 참가자 마르타 엘레네 우에르타스는 "라틴아메리카 여성으로서 우리는 범죄적이고 살인적이며 식민주의적인 침공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와 중동에서도 연대 시위가 열렸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좌파 성향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베네수엘라 연대 집회를 열었고, 튀르키예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도 시위대가 '제국주의'를 규탄하며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손을 떼라"는 구호를 외쳤다.
미국 내에서도 반전 여론이 확산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주말 동안 시카고, 댈러스, 뉴욕, 필라델피아,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주요 도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개입을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석유를 위해 피를 흘리지 마라", "베네수엘라 폭격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의회 승인 없는 군사행동은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음성 메시지에서 지지자들에게 거리 시위를 촉구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약한 모습을 보이길 원하지만, 우리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는 누가 배신자였는지 알려줄 것"이라고 말해 체포 과정에서 내부 배신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두로 게라는 마두로 대통령의 유일한 친아들이자 현직 국회의원으로, 현재 미국 당국으로부터 '마약 테러'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외교적 반발도 본격화했다. 스페인과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우루과이 등 중남미 5개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 영토에서 일방적으로 수행된 군사 행동이 국제법의 기본 원칙을 위반했다"며 깊은 우려와 반대를 표명했다.
이들 국가는 베네수엘라 문제는 "외부의 간섭 없이"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가기관과 주요 천연자원에 대한 통제권 장악 시도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마두로 대통령은 현재 미국 뉴욕의 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며, 미 동부시간 기준 5일 정오(한국시간 6일 오전 2시)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서 출석할 예정이다.
아주경제=이은별 기자 star@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