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용인 반도체는 李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역작”…해법은?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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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용인 반도체는 李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역작”…해법은? [오상도의 경기유랑]
지역갈등 ‘반도체 산단 이전론’ 해법…“남부권에는 재생에너지·AI 성장축” 김동연 경기지사 “용인 클러스터 정상 추진해야 李 대통령 구상도 실현” “불확실성 줄이고 속도 높여야…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하도록 뒷받침” 이상일 용인시장 “이전 주장은 나라 망치는 것…분명한 입장 표명해야” 용인지역 與 국회의원들 “불필요한 비경제적 논란이 혼란 가져와 타격”
“사업의 불확실성은 줄이고 속도는 높여야 합니다. ”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이 예정된 용인시 남사읍 일대. 용인시 제공 침묵하던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최근 불거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과 관련해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국가와 기업, 지역이 함께 준비해 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상 추진하고, 남부권은 재생에너지·인공지능(AI) 기반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립해 가면 이재명 대통령님의 구상을 실현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동연 지사 SNS 캡처 그는 “이미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께 두 차례에 걸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중요성을 말씀드렸고 지난 연말 만난 김민석 총리께도 사업의 진척 속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 대통령께서 경기도지사 시절, 국민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수도권 규제를 뚫고 유치한 역작”이라며 “도가 성과를 이어받아 전력·용수·교통 등 산업기반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국정의 제1동반자다. 기업과 협력사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굳건히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 ‘용인 반도체 클로스터 이전론’에 ‘남부권 재생에너지·AI 성장축’으로 대응

지난달 10일 ‘K-반도체 육성전략 보고회’를 기점으로 경기도와 전북도에선 ‘수도권 반도체 산업단지·클로스터 이전론’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회의를 주재한 이 대통령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달라”고 발언한 때문이다.

이 발언을 두고 새만금을 낀 전북도에선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회, 시·군의회, 시민·농민단체 등이 나서 용인 국가산단·클로스터 재검토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이들은 지역을 거치는 초고압 송전선로 계획 백지화와 함께 RE100 산단과 연계해 새만금으로 반도체 관련 시설을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용인 반도체 산단의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이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에 입주하면 두 기업이 쓸 전기의 총량이 원전 15기 분량이어서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라며 “에너지가 생산되는 곳에 기업이 가야 한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지역갈등 양상으로 번졌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지난달 31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갈등 촉발에 대해 정부·여당과 경기도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지난달 31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주장에 대해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용인시 제공 이 시장은 “잘 진행되는 용인의 반도체 프로젝트를 장관이 브레이크를 거는 건 개인의 생각인가, 여론 떠보기인가, 아니면 선거를 의식한 정치용 발언인가”라며 대통령과 총리의 분명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주장은 나라를 망치겠다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용인지역 국민의힘 지역위원장들도 거세게 반발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까지 나서 “(김 장관의 발언이) 신중치 못했다”며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언주·이상식·손명수·부승찬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전 문제는 국가경제 전체의 흥망을 좌우할 국가적 어젠다”라며 “촌각을 다투는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불필요하고 비경제적 논란으로 혼란을 가져와 사업이 지연될 경우 대한민국에 심대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 ‘정치 기류’에 휩쓸린 K-반도체…업계에선 탄식

현재 용인지역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반도체 산단과 클러스터를 각각 조성하고 있다.

이동·남사읍 일원에 조성될 777만3656㎡ (약 235만평) 규모의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에는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공장(Fab·팹) 6기를 건설한다. 2023년 조성 계획 발표 뒤 보상을 거쳐 올 하반기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원삼면 일원 415만6135㎡(약 126만평)에는 SK하이닉스가 122조원을 투입해 4기의 팹을 건설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지난해 2월 착공해 1기 팹의 뼈대가 올라간 상태다.

이언주 의원(가운데) 등 민주당 용인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주장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실 제공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기류’에 휩쓸린 듯 보이는 용인 반도체 산단·클로스터 이전론을 두고 반도체 업계에선 탄식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생산설비를 수도권에 짓는 건 단순히 전력 때문만은 아니라는 얘기도 들린다. 기존 반도체 생태계와 수자원, 인력수급 문제 등도 거론된다.

반도체 업계는 국가산단과 클로스터 조성을 ‘시간과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 AI 시대에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선 산단 내 생산 라인의 적기 가동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계획 발표 이후 28개월 만에 완공된 일본 구마모토현의 대만 TSMC 파운드리 공장과 비교하면 용인 반도체 생산시설 공정은 매우 느린 편이다.


용인=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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