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판매가 신통치 않았던 픽업 트럭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4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에 신규 등록된 픽업은 2만3495대로, 2024년 전체 신규 등록(1만3954대)보다 68.4%가량 증가했다.
KGM의 신형 픽업 ‘무쏘(MUSSO)’. KGM 제공 픽업 트럭은 국토가 넓고 인구 밀도가 낮은 북미에선 필수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선 한때 사양 차종으로 분류될 만큼 외면 받았다. 화물차로 분류돼 각종 규제 부담이 큰 데다, 승용차에 비해 승차감과 편의 사양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도심 위주의 한국 주행 환경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수요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가솔린, 전동화 픽업 트럭이 출시되는 등 파워트레인 다변화가 이뤄지고 최첨단 기능이 추가되며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 최근 출시된 한국형 픽업은 전동화와 최신 편의 사양을 적용해 활용도를 높였고, 디자인과 주행 성능도 대폭 개선했다. 디젤 일변도의 픽업 시장에 선택지가 늘어난 것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픽업에 가솔린 터보 엔진을 추가하고, 하이브리드와 전동화까지 예고하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기아에 이어 KGM도 지난해 3월 순수전기 픽업 ‘무쏘EV’를 출시했다. KGM은 5일부터 신형 무쏘 가솔린·디젤 모델도 판매한다.
소비층의 변화도 감지된다. 과거 자영업자나 농어촌 중심으로 판매됐던 픽업 수요는 최근 캠핑과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레저 수요, 패밀리카 대체 수요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수입차 중에는 GMC 중형 픽업 캐니언과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는 토요타 타코마가 올해 출시될 후보로 꼽힌다.
해외 판매도 탄력을 받고 있다. 기아는 타스만을 앞세워 호주와 뉴질랜드 등 픽업 수요가 높은 지역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1~11월 타스만의 수출량은 1만5000대를 넘기며 글로벌 전략 차종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KGM도 독일과 튀르키예, 이스라엘 등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무쏘 EV 신제품 출시 행사를 진행하는 등 수출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픽업 경쟁이 본격화할수록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업계에선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승차감과 편의성,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두루 갖춘 한국형 픽업이 전략 차종으로 뜨고 있다”며 “내수는 물론 수출에서도 브랜드를 대표하는 핵심 차종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