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군사작전으로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되며 재판을 받게 됐다.
팸 본디 미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가 뉴욕남부연방법원에 마약 테러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본디 장관은 △마약 테러 △코카인 밀수 공모 △기관총 및 파괴 장치 소지 △미국을 상대로 한 기관총 및 파괴 장치 소지 음모 등 혐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법무부가 이날 공개한 새 공소장에는 마두로의 아들과 베네수엘라 내무장관 디오스다도 카베요 등 가족과 측근도 기소 대상에 추가됐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가 2017년 6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푸에르테 티우나 군사기지에서 열린 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카라카스=AP연합뉴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미 트럼프 1기 시절인 2020년 3월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당시 마두로 대통령에게 미 검찰이 적용한 혐의는 미국에서의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이다. 미 연방 검찰은 마두로 대통령 등이 콜롬비아 옛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잔당들과 공모해 “미국에 코카인이 넘쳐나게 했다”며 베네수엘라에서 200~250t의 코카인이 흘러나온다고 추정했다. 미 국무부는 기소 직후 1500만달러(약 217억원)에 달하는 현상금을 내걸며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처벌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 현상금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1월 2500만달러로, 8월에 다시 5000만달러로 인상됐다.
결국 미국 브루클린의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된 마두로 대통령은 이르면 5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출두하며 약 1년여간 재판을 받을 전망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가난한 노동자 계급 가정 출신으로 한 나라의 대통령 자리까지 올라간 입지전적 인물이었으나 미국의 군사작전 한번에 순식간에 무너졌다. 1990년대 초까지 버스기사로 일하던 그는 1992년 우고 차베스 당시 육군 장교가 주도한 쿠데타 시도 이후 차베스를 적극 지지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고, 차베스의 총애 아래 국회의장과 외무장관을 역임하며 공식 후계자로 올라섰다. 2013년 차베스 사망 직후 치러진 대선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승리하며 집권했다. 그러나 초인플레이션과 물자 부족, 치안 불안에 시달리며 베네수엘라 경제는 붕괴 수준으로 추락했다. 2024년 대선 부정선거 논란까지 촉발되는 등 흔들렸으나 반정부 시위를 억압하는 등 10년 넘게 독재를 이어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