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공백 장기화] '공급 위기' 속 길어지는 리더십 공백…인선 2개월 째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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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공백 장기화] '공급 위기' 속 길어지는 리더십 공백…인선 2개월 째 지지부진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주택 공급 정책을 주도할 핵심 기관장의 장기 공석으로 주택 공급 정책 집행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성적인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핵심 주택정책 추진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정책 지연이 집값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LH 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당초 지난해 말을 목표로 조직 개편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발표 시점을 올해 상반기 안으로 늦췄다. 개혁 방향과 세부 내용 조정에 더해 사장 인선 지연까지 겹치면서 개혁안 발표가 반년 가까이 미뤄진 것이다.

앞서 이한준 전 LH 사장은 지난해 8월 사표를 제출한 뒤 약 두 달 만인 10월 말에야 면직이 재가됐다. 이후에도 수장 공백 사태가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핵심 개혁은 물론 LH가 주도하는 공공주택 공급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9·7 주택 공급 대책’의 핵심은 LH가 직접 시행을 통해 수도권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다. 사장 인선과 사업 구조 개편이 마무리돼야 직접 시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LH 수장 공백이 공급 정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H는 전체 목표 135만가구 가운데 40% 넘는 55만가구에 대한 공급 실무를 맡은 핵심 기관이다.

인선 지연은 단순한 공기업 인사 공백을 넘어 권한과 정책 라인을 재정렬하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차 공모에서 정치권 출신 이모 전 의원이 거론됐으나 탈락했고 사장추천위원회가 내부 출신 인사만 후보로 압축한 판단이 정무적 고려와 충돌하면서 대통령실이 재공모를 지시했다는 분석이다.

시장 불안 요인도 누적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누적된 착공 물량 부족은 약 60만가구에 이른다. 부동산R114는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21만387가구로 전년 대비 24.3% 감소해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입주 예정 물량 역시 2만9195가구로 2025년 대비 31.4% 급감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민간 건설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공공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LH의 경영 공백이 시장 불안을 키우는 핵심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LH 택지 공급과 발주가 지연되면 LH 의존도가 높은 중견·지방 건설사들이 연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인적 쇄신도 중요하지만 공급 스케줄 정상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공급 대책의 ‘발표 시점’보다 ‘실행 속도’가 더 중요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리 인하 기대와 맞물려 주택 수요가 다시 움직이는 국면에서 공급 정책이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으면 가격 불안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 주도 공급이 민간 투자 심리의 기준점 역할을 해온 만큼 LH의 의사결정 공백이 장기화되면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관가에서는 LH 사장 인선을 계기로 조직 개편과 공급 일정, 사업 구조를 일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택 공급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인선 지연에 따른 공백을 최소화하고 공급 계획이 차질 없이 집행될 수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시장에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주경제=김윤섭 기자 angks67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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