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축출로 미·중 패권 경쟁 확전 가능성…"中, 대만 침공 명분 얻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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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축출로 미·중 패권 경쟁 확전 가능성…"中, 대만 침공 명분 얻을 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 [사진=로이터·연합뉴스]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이 최근 서반구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무역·관세 전쟁에 집중되어 있던 양국의 패권 경쟁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선례로 삼아, 중국이 대만 침공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번 미군 작전이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해 온 국제사회의 '분쟁 억제 규범'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공격적 군사개입이 용인된다면 대만 등 다른 곳에서도 그러한 개입이 더욱 쉽게 가능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비롯해 페루 항만, 볼리비아 리튬, 브라질 대두, 칠레 구리 등 남미 핵심 전략 자원과 자산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 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미국이 서반구에서 새롭게 패권을 주장하는 이면에 숨겨진 더 큰 지정학적 긴장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가디언 역시 영국 로펌 도티 스트리트 챔버스의 창립 대표이자 전 시에라리온 유엔 전쟁범죄재판소 소장인 제프리 로버트슨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베네수엘라 침공이 국제법을 위반하는 군사 작전의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슨은 "이번 침공의 가장 명백한 결과는 중국이 대만 침공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침공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유화정책이라는 선례가 있는 지금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정권 이양 전까지 베네수엘라를 통치하겠다고 밝힌 점도 미·중 간 긴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석유 기업의 베네수엘라 진출을 통해 원유 생산을 확대하고, 이를 과도 통치와 국가 재건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 병력의 물리적 역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영국 런던 소재 에너지연구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매장량의 약 17%에 해당하는 3030억 배럴의 석유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와 투자 부족, 국영 석유회사의 경영 부실로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생산량은 약 110만 배럴에 그쳤다.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1% 수준이다.

베네수엘라는 하루 약 90만 배럴의 석유를 수출하고 있으며, 최대 수입국은 중국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하루 평균 약 60만~66만 배럴 수입했다. 베네수엘라는 최대 채권국인 중국에 약 100억 달러(약 14조4600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으며, 석유 수출과 연계해 이를 상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장악해 석유 수출을 통제하고 대중(對中) 차관 상환에 개입할 경우, 미·중 간 갈등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임스 먼로 전 미국 대통령의 외교 노선인 '먼로 독트린'에서 유래한 '돈로'(Donroe·도널드 트럼프·제임스 먼로의 합성어) 독트린을 직접 언급한 점도, 이번 군사 작전에 중국 견제 의도가 깔려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로 독트린은 1823년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제시한 유럽의 아메리카 대륙 개입 배제 원칙으로,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경고로 해석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먼로 독트린'을 뛰어넘었다"면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패권은 다시는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중국도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규탄하며 관련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이러한 패권적 행위는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침해하며,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며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측이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준수하고, 다른 나라의 주권과 안보를 침해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황진현 기자 jinhyun9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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