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체포해 본토 압송…트럼프 "정권 이양 때까지 베네수엘라 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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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두로 체포해 본토 압송…트럼프 "정권 이양 때까지 베네수엘라 통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 사진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갈무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 [사진=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갈무리]미국이 3일(현지시간)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하고, 정권 이양 전까지 베네수엘라를 과도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날 오전 1시께(미 동부시간 기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대통령 안전가옥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했다. 이들은 헬리콥터로 이송된 뒤 대기 중이던 강습상륙함 이오지마에 옮겨 태워졌다.

'확고한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로 명명된 이번 작전에는 서반구 20개 지상·해상 기지에서 출격한 150대 이상의 항공기가 동원됐다. 교전 과정에서 미국 측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결박된 상태로 미국으로 압송됐다. CNN 등 미국 매체들은 마두로 부부를 태운 항공기가 이날 오후 뉴욕주 스튜어트 주방위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이 해당 기지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맨해튼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두로 부부는 뉴욕시 마약단속국(DEA) 본부로 이동한 뒤 브루클린의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마약 테러리스트' 혐의 등으로 2020년 기소된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뉴욕 또는 마이애미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서 5000만 달러(약 723억원)의 현상금이 걸린 형사재판 피고인이라는 점은 외국 영토를 침공해 정상급 인사를 체포·압송한 것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에 대한 미국 측 논리다. 미국은 이번 체포의 법적 주체가 미 법무부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됐다며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나라(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지금 베네수엘라에 있으며, 적절한 이양이 이뤄질 수 있을 때까지 남겠다"며 "한 그룹(의 사람들)과 함께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정치적 그룹’이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가능성에 대해 그는 "현재로선 그녀가 지도자가 되기는 매우 어렵다. 국내에서 지지나 존경이 없다. 매우 좋은 여성이나, 존경받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마두로 정권 서열 2위인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미국의 협력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마두로 축출 이후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녀가 루비오 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면서도 "그녀는 마두로가 임명한 부통령"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소집한 비상 내각회의에서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은 마두로, 단 한 명뿐"이라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권 이양과 병행해 미국 석유기업의 현지 진출로 원유 생산을 확대해 과도 통치와 국가 재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미군 개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함대는 현재 위치(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서 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모든 군사적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필요하다면 훨씬 더 큰 규모의 2차 공격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요구가 완전히 충족될 때까지 베네수엘라의 모든 정치인과 군인들은 마두로에게 일어난 일이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규모가 큰 미국의 석유 회사들이 들어가서 수십억 달러를 들여 심각하게 파괴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할 것"이라며 "(그 회사들은) 그 나라를 위해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의 "상당 부분이 25년 전 우리가 설치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교체할 것"이라며 인프라를 복구해 "석유를 훨씬 더 큰 규모로 팔게 될 것"이고, 이 돈으로 "나라를 돌보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 회사들이 인프라를 복구하고 원유 생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지상군 주둔도 "약간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면 지상군을 두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우리는 사실 어젯밤(마두로 체포 작전 당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지상군 투입을 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는 미군 개입 가능성에 대해 한층 완화된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군이 현지에서 베네수엘라의 국가 운영을 도울 것인가'라는 물음에 "아니다"라면서 "마두로의 부통령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해준다면 우리가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준비돼 있다. 첫 번째 것보다 훨씬 더 큰 두 번째 물결이 있다"면서 "우리는 그(베네수엘라 부통령)와 여러 차례 대화했고 그가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미국의 요구에 반할 경우 추가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아주경제=황진현 기자 jinhyun9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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