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앞에서 부하 질책해 징계 받은 공무원...법원 "징계는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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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앞에서 부하 질책해 징계 받은 공무원...법원 "징계는 위법"
서울가정법원 사진연합뉴스서울가정법원 [사진=연합뉴스]법원이 공개된 장소에서 부하직원을 질책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의 징계는 위법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진현섭 부장판사)는 공무원 A씨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해 11월 원고 승소로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24년 6월 법무부 소속 출입국·외국인청의 한 출장소 소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팀장급 직원 B씨를 비인격적으로 대우해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견책 처분을 받았다.

A씨는 2023년 7월 B씨가 무단 하선한 외국인 선원 사건을 처리하며 선원들의 소환조사를 하지 않은 채 심사결정서를 작성·교부한 것을 질책했다. 당시 A씨가 B씨를 질책하던 사무실에는 후배 직원 4명이 보거나 듣는 상황이었다. A씨는 이런 상황속에서 B씨에게 별도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이유와 그 경위 등을 30분가량 캐물었고 법무부는 이것을 징계 사유로 인정했다. 이후 A씨는 징계는 부당하다며 법원에 징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사회 통념상 상대방이 위축될 정도로 고성을 낸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소장으로서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부하직원에게 업무처리 경위를 확인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녹취 파일을 검토한 재판부는 "A씨는 당시 B씨를 비하하거나 반말하거나 인격을 침해할 만한 발언을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대체로 일관되게 비교적 크지 않은 목소리로 발언했다"고 판시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질책한 것을 두고도 "업무에 관한 교육 목적으로 다른 후배들이 듣는 가운데 질문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에서 B씨는 A씨에게 '소장실로 들어가 대화를 나누자'고 세 차례 건의했으나 무시당했고 이 사건 이후 우울증으로 약물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재판부는 B씨가 A씨에게 짧게 '소장실로 들어가자'고 언급했을 뿐 공개된 장소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그다지 꺼리지 않았던 점, 과거부터 우울증을 앓아왔기에 이 사건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주경제=권규홍 기자 spikekwo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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