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도 세대차”… 젊은층 과잉·고령층 결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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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도 세대차”… 젊은층 과잉·고령층 결핍
세대별 단백질 섭취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는 바디 프로필 열풍을 타고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위해 단백질 보충제와 쉐이크에 의존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반면, 고령층은 소화력 저하와 식욕 감소, 치아 문제 등으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근감소증과 골절·낙상 위험이 커지고 있다. 단백질은 근육과 면역, 호르몬을 구성하는 필수 영양소지만,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섭취 역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고서연 과장은 “단백질은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영양소이지만, 무조건적인 과다 섭취는 신장의 부담을 주어 만성 신장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라며 “연령대와 근육량, 단백뇨, 신장 기능, 기저질환 등에 따라 적정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유행하는 고단백 식단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의료진 상담을 거쳐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다 섭취는 신장 부담, 부족하면 근육 감소·낙상 위험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단백질 보충제는 운동 전후에 챙겨야 할 ‘필수 아이템’처럼 여겨진다. 보통 체중 1kg당 하루 1.5g 이상 단백질을 섭취하면 고단백 식사로 분류되며, 하루 총 열량 중 단백질이 약 30% 이상을 차지해도 고단백 식단으로 본다.

하지만 단백질 섭취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간에서 분해된 대사산물을 배출하기 위해 신장이 과부하 상태에 놓인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일시적으로 여과 기능을 높여 대응할 수 있지만,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2020년 미국신장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장기간 고단백 식단이 신장 혈류량과 사구체 내 압력을 증가시켜 단백뇨를 유발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신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당뇨병·고혈압·비만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본인도 모르게 신장 기능이 저하된 잠재적 환자가 고단백 식단을 지속하면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단백질 대사로 생긴 질소화합물과 유기산, 인산이 제대로 배설되지 못하면 다른 장기 기능에도 악영향을 준다.

이와 달리 고령층은 ‘과다’보다 ‘결핍’이 문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2023)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단백질 권장섭취량은 남성 60g, 여성 50g이지만, 남성의 27.4%, 여성의 44.7%가 이 기준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치아 손실, 소화 기능 저하,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단백질 부족은 근감소증을 가속화한다. 50대 이후에는 매년 약 1%씩 근육량이 줄어 10년이면 10% 가까이 감소하고, 80대에는 30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때 단백질 섭취까지 부족하면 근력과 균형 능력이 급격히 저하돼 낙상과 골절 위험이 커진다. 질병관리청(2022)에 따르면 신체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의 약 80%가 65세 이상이었고, 이 중 약 60%가 미끄러짐·추락 등 낙상 때문이었다. 고령자에게 낙상은 고관절·척추 골절 등 중증 손상으로 이어지기 쉬우며, 회복도 더디다. 그 결과 장기 입원이 길어지면서 욕창·감염·폐렴·폐색전증 등 2차 합병증 위험도 높아진다.

◆단백질, ‘양’보다 ‘질’과 ‘분배’가 중요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유근 병원장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은 체중 1kg당 약 0.8g 정도가 기본 권장량으로 제시되며, 운동량이 많거나 고령자는 의료진 상담을 통해 조절이 필요하다”며 “우리 몸은 한 번에 흡수할 수 있는 단백질 양이 약 20~30g 정도로 제한적이므로, 한 끼에 몰아서 섭취하기보다 아침·점심·저녁에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근육 합성에 유리하다. 또 육류뿐 아니라 생선, 달걀, 콩류, 유제품 등 다양한 단백질 공급원을 조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매 끼니에서 충분한 단백질을 챙기기 어렵다면, 보충제나 건강기능식품을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단백질 함량만 볼 것이 아니라, 근육 합성에 중요한 필수아미노산 류신·이소류신·발린이 충분히 포함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세 가지를 묶어 BCAA라 부르며, 일반적으로 2:1:1 비율이 이상적인 조합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신장질환이 있거나 위험군에 해당한다면, 고단백 제품을 임의로 선택하기보다 전문의 상담이 우선이다. 제품 라벨에서 인과 칼륨 함량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성분들이 높으면 신장에 가해지는 여과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서연 과장은 “단백질 섭취의 목적은 신진대사의 균형을 유지하고 신체구조를 튼튼히 하는 데 있다”라며 “젊은 층은 고단백 식단을 시작하기 전에 혈액검사, 소변검사로 자신의 사구체 여과율을 확인할 것, 고령층은 양질의 단백질의 꾸준한 섭취와 함께 근력운동을 병행해 근육을 키울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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