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프레데릭 지슬레 발레주 경찰청장은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알프스 스키 휴양지 크랑 몽타나 술집 화재로 약 40명이 숨지고 11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면서 “부상자 중 다수가 중상”이라고 AFP·AP 통신과 BBC 방송 등에 전했다.
스위스 크랑 몽타나에서 1일(현지시간) 새벽 화재·폭발 사고가 발생한 ‘르 콩스텔라시옹’ 술집 현장 인근에 화재 위험 때문에 폭죽 사용이 금지돼 있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발레=EPA연합뉴스 크랑 몽타나는 세계적인 스키 휴양지인 만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번 사고의 사상자 다수도 인근 다른 국가에서 온 관광객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스위스 이탈리아 대사관은 부상자 중 13명이 이탈리아인이며, 6명의 이탈리아인이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프랑스인 8명이 실종 상태로 사망자에 자국민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 사망·부상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스위스 당국은 “이곳은 특히 10대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여서 사망자 대부분이 10대를 포함한 젊은층”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치과 기록과 DNA를 이용해 사망자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화재는 이곳 술집에서 1일 오전 1시30분쯤 발생했다. 불이 순식간에 번졌고 출입로가 좁아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아트리스 피유 발레주 검찰총장은 화재 원인으로 여러 가지 가설이 제시됐으며 현재로선 일반적인 화재가 큰불로 번졌다는 가설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스위스 크랑 몽타나에서 수백 명의 시민이 술집 화재·폭발 사고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발레=EPA연합뉴스 생존자들은 당시의 끔찍한 상황을 외신에 전했다. 그에 따르면 샴페인에 달린 폭죽 또는 양초의 불꽃이 술집 천장에 붙으면서 불이 시작됐다. 화재에서 살아남은 프랑스 파리 출신의 악셀 클라비에(16) 군은 AP통신에 “웨이트리스들이 불꽃놀이 폭죽이 꽂힌 샴페인병들을 들고 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다른 두 명의 목격자들은 프랑스 방송 BFMTV와의 인터뷰에서 “남자 바텐더가 병에 꽂힌 촛불을 든 여자 바텐더를 어깨에 목말 태우는 것을 봤다. 불길이 번지면서 나무 천장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지역은 최근 한달간 강수량이 부족으로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금지됐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사람들이 불길을 피하기 위해 창문을 깨부쉈고 일부는 심하게 다쳤으며, 공포에 질린 부모들이 자녀가 안에 갇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차를 타고 현장으로 달려왔다고 전했다.
실종된 이탈리아인 조반니 탐부리의 모친은 “모든 병원에 전화해 봤지만, 아무런 소식도 주지 않는다. 죽은 건지, 실종된 건지 알 수가 없다.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발레주에 따르면 부상자가 너무 많아 지역 병원의 중환자실과 수술실이 금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스위스의 이웃 국가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자국 센터에서 피해자들을 치료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날 임기를 시작한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가 겪은 최악의 참사 중 하나”라고 애도하면서 닷새간 조기를 게양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