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에 소비자를 현혹하는 허위·과장 광고가 넘쳐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가짜 의·약사까지 등장해 전문가 행세를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상에는 거짓으로 보이는 광고가 어떻게 계속 노출되는지를 묻는 글이 적지 않다. 허위·과장 광고가 온라인에 범람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다.
AI 생성 ‘비포-애프터’ 체험기를 이용한 부당 광고. 관계부처 합동 보도자료 갈무리. 연합뉴스 ◆팔뚝에 감고만 있어도 살 빠진다? 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에는 가짜 광고가 판을 치고 있다. 네이버 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의 허위 광고로 피해를 봤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가령 일종의 필름을 얼굴에 붙였다 떼어내면 기미가 떨어져 나온다는 ‘기미 패치’나 팔뚝에 감고만 있으면 살이 저절로 빠지는 ‘팔뚝살빼기 밴드’ 등의 광고를 보고 해당 제품을 구입했지만 효과를 못 봤다고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넘친다.
식·의약품으로만 한정해도 온라인 부당 광고 적발 건수는 연간 10만 건에 이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 식·의약품 등 부당광고 적발 현황은 9만6726건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1~9월에만 벌써 6만8952건이 적발됐다.
이는 적발된 건수만 집계한 것인 만큼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뿌리면 몇 달 만에 머리카락이 풍성해졌다거나 발톱에 바르면 발톱 무좀을 뿌리 뽑아 준다는 광고 등 탈모와 무좀 광고가 온라인상에 노출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가 지난 11월 24일부터 3주간 집중 단속을 벌여 부당광고 총 376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온라인상에 가짜 광고가 무분별하게 나오는 이유는 사전 심의 등의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지상파TV 등과 달리 유튜브는 부가통신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방송사 등이 따르는 광고 심의 규정을 피할 수 있다.
또 현행법상 의사가 제품의 효능·효과를 광고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으나, AI로 생성된 ‘가짜 의사’에는 이러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AI를 이용해 유명인이나 전문가를 사칭하거나, 언론사에서 제작한 영상처럼 조작해 만든 광고가 소셜미디어(SNS) 등을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제공 ◆허위·과장 광고 단속 근본적으로 한계 허위·과장 광고 단속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광고가 범람하는 데다 제재가 내려지면 광고업자들이 이를 피해서 더 교묘하게 광고하는 식으로 상황에 대응하기 때문이다.
가령 광고가 삭제되면 다른 명의나 새로운 인터넷 주소(URL)를 이용해 다시 광고를 시작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모니터링이 느슨한 밤이나 주말 같은 시간대에 광고하고 빠지는 등의 방식이 만연하다”고 말했다.
사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 고객군을 파악해 타겟팅 하는 광고 기법도 만연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무릎 관절 통증에 ○○로션을 바르라’든가 ‘△△ 크림을 마사지하듯 복부에 바르면 지방 연소 효과가 있다’ 등 의약품이 아닌데 의약품인 것처럼 홍보하는 효과 사례는 믿어선 안 된다.
해외 직구로 구매한 의약외품이나 의료기기는 안전성과 유효성 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정식 수입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의료기기나 화장품, 의약외품을 구매한다면 ‘의료기기안심책방’ 이나 ‘의약품안전나라 우리집’ 등에서 사전에 확인 후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 서구)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허위광고를 근절하기 위한 ‘식품표시광고법’과 ‘약사법’ ‘의료기기법’ ‘화장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최근 AI를 활용해 제작한 가상 인간이 실제 전문가인 것처럼 등장해 식품·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등을 추천·소개하는 광고가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이런 광고는 그 내용을 실제 의사·약사·전문가 등의 검증된 의견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등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어 제도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된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이 이번에 발의한 ‘AI 허위광고 근절’ 4법 개정안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영상 중 가상 전문가가 특정 식품·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을 추천하거나 소개하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광고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