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에서 시민들은 테러와 재난·재해, 전쟁이 없는 한 해를 바라며 2026년 새해를 맞이했다. 각국 지도자들은 자국 번영을 강조한 신년사를 발표했다.
1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는 화려한 불꽃놀이로 새해를 시작했다. 지난달 14일 본다이 비치에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만큼 무장 경찰의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시민들은 행사 시작 전 1분간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자정이 되자 9t에 달하는 폭죽이 밤하늘을 오색빛으로 수놓았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불꽃이 호주 시드니 하버 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 상공을 수놓고 있다. 시드니=로이터연합뉴스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시드니에는 공포의 그림자가 드리워졌지만 시민들은 지도자들의 호소에 따라 거리로 나왔다.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주의 크리스 민스 주총리는 “극단주의 세력은 행사의 적은 인파를 자신들의 승리로 해석할 것”이라며 행사 동참을 독려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 최소 161명이 사망하는 비극을 겪은 홍콩은 불꽃놀이를 취소했다. 대신 홍콩 주요 랜드마크 건물 외관이 카운트다운 시계로 변신했고 자정에는 조명 쇼가 이어졌다.
조란 맘다니 신임 뉴욕시장이 2026년 시작과 함께 뉴욕 구시청 지하철역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뉴욕=UPI연합뉴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는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성조기 색깔의 크리스털 볼이 설치됐다. 세계적인 카운트다운 명소인 만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최초의 무슬림 출신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이날 0시1분(한국시간 1일 오후 2시1분)을 기해 4년 임기에 들어갔다. 그는 현재는 폐쇄된 뉴욕 구시청 지하철역에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부 장관의 주재 아래 비공개 취임 선서를 진행했다. 이어 오후 1시 뉴욕시청 앞에서 공식 취임식을 열었다. 맘다니 시장은 이날 비공개 취임 선서와 공식 취임식에서 모두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에 손을 얹고 선서해 눈길을 끌었다. 9·11테러의 상흔으로 이슬람 혐오가 남아있던 뉴욕에서 시장이 취임 선서식에 쿠란을 들고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천단공원 기년전 뒤로 새해 첫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각국 정상들은 자국의 안보와 번영 등을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조국 통일의 역사적 대세는 막을 수 없다”며 대만 통일 의지를 재확인한 신년사를 내놓은 데 맞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국가 주권의 확고한 수호’를 강조했다.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신년 담화에서 올해 추진할 네 가지 목표 중 첫 번째로 ‘더 안전하고 굳건한 대만’을 꼽으며 “중국의 엄중한 군사적 야심에 직면한 지금, 대만은 기다릴 시간도 내부 갈등으로 소모할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린 새해맞이 불꽃놀이 행사에서 한 남성이 국기를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FP연합뉴스 햇수로 5년째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각각 신년 메시지를 내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우리의 영웅인 ‘특별군사작전’ 참가자들을 말과 행동으로 응원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를 믿고 이를 위해 싸우고 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올해가 쇼와(昭和) 일왕 취임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쇼와 시대 당시 전후 고도 경제성장을 통해 ‘오늘보다 내일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던 것처럼 현재의 인구 감소, 고물가, 엄중한 안보 환경 등을 각종 개혁으로 극복해 “일본 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고, 이를 통해 희망이 생기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윤선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