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변화… SK온, 서산 3공장 증설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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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변화… SK온, 서산 3공장 증설 연기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SK온이 충남 서산 신규 공장 증설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과 경영 환경 변화를 반영한 조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31일 공시를 통해 SK온 서산 3공장 관련 투자 금액을 기존 1조7534억원에서 9363억9000만원으로 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계획된 총투자액을 축소한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 실제 집행된 투자 금액을 기준으로 다시 기재한 것이다.
SK온 서산공장. SK온 제공 투자 종료일도 기존 2025년 12월 31일에서 2026년 12월 31일로 1년 연장했다. SK온 측은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서산 3공장 투자 금액과 시기를 유동적으로 조정한 것”이라며 “투자 철회가 아닌 순연”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은 당초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서산 3공장 증설을 추진했으나, 이번 일정 조정으로 본격 가동 시점은 2027년 전후가 될 전망이다. 서산 3공장은 연간 14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전기차 약 14만~16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가동 시점은 향후 전기차 수요 회복 상황을 고려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SK온은 수요 변화에 대응해 기존 설비 활용 전략도 병행한다. 현재 서산에는 1공장(1GWh)과 2공장(6GWh)이 가동 중인데, 이 가운데 2공장 물량 3GWh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는 최근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물량이 3GWh 규모로 진행되는 등 국내 ESS 시장 확대 흐름과 맞물린 대응으로, 전기차 캐즘 국면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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