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고난 이겨내고…“포기 않았던 선수로 기억되길” 빙속 김보름,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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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고난 이겨내고…“포기 않았던 선수로 기억되길” 빙속 김보름, 은퇴
사진=뉴시스 “이제 조금 천천히 걸어보려 한다. ”

마침표를 찍는다. 김보름은 SNS 계정에 "11살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며 "그리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스케이트가 삶의 전부였다. 김보름은 “어설프게 균형을 잡던 아이는 꿈을 품었고, 꿈을 따라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며 "그 길 위에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라는 값진 무대와 소중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여러 차례 반짝이는 메달을 걸었다. 쇼트트랙으로 빙상과 연을 맺은 김보름은 2010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곧바로 태극마크를 단 후 10년 넘게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장거리 최강자로 맹활약했다.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3회 연속 동계올림픽에 출전했고, 안방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논란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김보름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이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거센 비난 속에 매스스타트에 나선 김보름은 은메달을 딴 이후에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이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 특별 감사에서 왕따 주행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억울함을 벗었다. 평창 올림픽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마음고생을 했다. 2023~2024시즌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한 뒤 공식 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이제서야 정식으로 마침표를 찍어본다. 김보름은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다”며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시간들도 지나왔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버거웠던 날들도 있었고, 다시 일어서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수 생활을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스케이트를 향한 마음은 여전히 제 안에 남아있다. 많은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이제 조금 천천히 걸어보려 한다.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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