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 [출처=연합뉴스][앵커]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노동자 사망 사고가 일어난 쿠팡에 대한 연석 청문회가 국회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1차 청문회와 달리 쿠팡 임원들의 책임 있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돌아온 것은 김범석 의장의 불출석. 그리고 자사 비인기 서비스 쿠폰을 보상안으로 내놓고 "전례없는 보상안"이라는 로저스 임시 대표의 발언 뿐이었습니다.
김민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오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쿠팡 연석 청문회가 개최됐습니다.
이번 청문회에도 김범석 쿠팡 의장과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 등은 불출석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청문회보다는 국정조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세우며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청문회의 주요 질의 내용은 쿠팡이 29일 발표한 보상안이었습니다.
쿠팡은 어제 쿠팡과 쿠팡이츠 상품에 각각 5000원,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상품에 각각 2만원씩 총 5만원 어치의 쿠폰으로 이뤄진 개인정보 고객 유출 보상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보상 방안에 쿠팡을 다시 가입해야 보상 쿠폰을 사용할 수 있고, 특히 비인기 서비스인 쿠팡트래블과 알럭스가 포함돼 있어 보상안이 아닌 판촉 행사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알럭스의 가장 최저가 상품이 양말인데 이마저도 3만원이 넘는다"며 "양말 한 짝도 못 사는 보상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위원들이 보상안에 대해 맹공을 이어가자 로저스 임시 대표는 "전례없는 보상안"이라며 받아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해롤드 로저스 / 쿠팡 임시 대표 ]
"저희의 보상안은 약 1조7천억원에 달합니다. 이것은 전례가 없는 보상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울러 지난 26일 쿠팡이 진행한 자체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날 선 질의가 이어지자 로저스 임시 대표는 "정부의 지시에 따라 한 달 이상 협조한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러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부의 모든 일은 범정부 TF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범정부TF에선 쿠팡의 자체 조사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직원들의 유가족들도 참석해서 로저스 임시 대표에게 직접 산재 인정과 보상 여부에 대한 답을 요구했지만, 로저스 임시 대표는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만 반복하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쿠팡 청문회가 12일 만에 국회에서 다시 열렸지만, 김 의장의 불출석과 쿠팡 임원들의 회피성 답변이 반복되며 다시 '맹탕 청문회'기 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ABC뉴스 김민재입니다.
김민재 기자 kimmjae1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