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객 4년 연속 1300만명대 유지…외국인 17% 증가

상반기 침체·하반기 반등/내국인 2.3% 감소…크루즈객 17% 늘어 오영훈 지사 “새해 체류형 전환 질적 성장 견인”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제주 방문 관광객이 4년 연속 연간 1300만명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연말 계엄과 무안공항 사고 등 여파로 올해 초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8%대까지 급감하던 관광 흐름은 여름 이후 반등하며 연말까지 회복 국면을 이어갔다.

31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30일 기준 올해 누적 관광객 수는 1380만1830명(잠정)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373만8206명)보다 0.5% 증가한 수치다.
서귀포 주상절리 찾은 크루즈 관광객. 제주 연간 관광객 수는 2022년 1388만9502명, 2023년 1337만529명, 2024년 1376만7350명에 이어 4년 연속 13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제주 관광은 상반기까지 뚜렷한 부진을 겪었다. 월별 관광객 증감률을 보면 2월 -18.2%, 3월 -13.9%, 4월 -7.4%, 5월 -1.2% 등 전년 대비 감소세가 이어졌다.

해외여행 수요 회복과 항공편 축소, 고물가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분위기는 여름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전통적인 비수기인 6월부터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6월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1.0% 늘며 증가세로 전환됐고, 7월 7.8%, 8월 2.2%, 9월 3.2%, 10월 11.8%, 11월 14.2% 증가했다. 지난 12일 제주 방문 누적 관광객 수는 1313만239명으로 전년동기(1312만9559명) 대비 680명 늘어나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골든크로스를 형성한 것이다.

같은 기간 침체가 지속되던 내국인 관광객도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연간 관광객 수를 떠받친 것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였다. 국제선 운항 확대와 항공 수요 회복으로 외국인 방문이 늘면서 전체 관광객 감소 폭을 상쇄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제주공항 국제선 이용객 증가와도 맞물리며 하반기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30일 현재 내국인 관광객은 1156만5368명으로 지난해(1183만5056명)보다 2.3% 감소했다. 반면, 외국인은 223만6462명으로 지난해(190만3150명)보다 17.5% 증가했다.

올해 크루즈 관광객 75만명으로, 지난해(64만명)보다 17%(11만명)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크루즈 입항이 재개되면서 제주 크루즈 관광은 급성장 중이다. 2023년 10만명이던 크루즈 관광객은 지난해 64만명으로 5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 75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5월과 10월에는 하루 1만 명이 넘는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를 찾으며 ‘크루즈 관광객 하루 1만 명 시대’가 본격화됐다.

제주도는 하반기 회복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지며 연간 관광객 규모를 유지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올해 제주 관광은 상반기 침체와 하반기 반등이 뚜렷하게 대비된 한 해로,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 수요의 구조적 변화가 분명히 드러나 과제로 남게 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제주도에서 관광은 기간산업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관광수요를 지속해서 확보하면서도 질적 성장을 통한 지속가능한 관광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며 “안정적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함과 동시에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을 통해 질적 성장을 함께 이끌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대국민 여행지원금, 제주와의 약속, 제주 디지털 관광증 나우다 플랫폼 고도화 등 기존에 운영하던 정책들을 지속하며,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