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명절 뗏(Tet)을 앞두고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연일 오르며 설날(뗏)을 앞두고 시민들의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보다 킬로그램(kg)당 평균 1만5000동(약 822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 시각) 베트남 청년 신문에 따르면, 26일 기준 돼지고기 유통업체 H.H사는 제품별로 kg당 3000~6000동(약 163원~327원)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돼지 갈비와 등심은 각각 5700동(약 310원) 올라 16만8600동(약 9200원)과 16만 동(약 8700원)이 됐고, 목심과 뒷다리살은 각각 3000동(약 163원) 올라 11만3000동(약 6150원)과 12만3000동(약 6715원)을 기록했다. 비계 역시 2500동(약 136원) 상승해 7만7000동(약 4200원)으로 집계됐다. 전통시장에서 확인된 생돼지 가격도 동반 상승하며 전반적인 고기값이 오르고 있다.
12월 들어 북부 지역의 생돼지 가격은 kg 당 7만 동에 이르렀다. 한 달 전 4만8000~5만 동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남부 지역에서도 공급이 안정적임에도 불구하고 kg 당 6만4000~6만5000동으로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동나이 축산협회 부회장 응우옌 킴 도안은 이번 상승세가 최근 몇 년간 보기 드문 상승 속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상기후로 인한 홍수와 질병 확산으로 일부 지역 공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도안 부회장은 “현재 가격이 높긴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설 무렵에는 kg 당 8~10만 동 수준이었다”며 이번 상승이 이례적이지만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농업환경부 산하 축산수의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지만 폭우와 홍수로 인해 사육 회복 속도가 느리다고 밝혔다. 전국 돼지 사육두수는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육류 총생산량은 약 500만 톤으로 추정돼 설날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들은 연말 물가 상승을 우려하며 돼지고기뿐 아니라 생필품 가격 상승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생돼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국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돼지 가격은 2026년 초까지 약 kg 당 7만 동 내외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나이 축산협회는 베트남 돼지고기 가격이 인접국보다 kg 당 1만 동, 중국보다 최대 kg 당 2만 동 더 높다고 밝혔다. 다만 수입육이 일정 부분 시장 안정을 이끌고 있으며 향후 가격은 예년과 같은 급등세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과 대형 축산업체들도 연말·연초 육류 소비가 집중되지만 이미 많은 기업들이 설 대비 물량을 확보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부 기업들은 가격 상승세를 지켜보며 재고를 보유 중이다. 한편 당국의 국경 단속 강화로 밀수 돼지고기 유입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베트남축산협회는 국내 소비 충족과 수입육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생산 방식 혁신과 비용 절감을 강조했다. 올해 11개월간 수입육 총액은 1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수입육 평균 가격은 kg 당 4~4만5000동으로 국내산보다 20~30% 저렴하다.
농업환경부는 질병 통제 강화 조치 등을 통해 육류 공급 안정을 도모하고 있으며 육류 수입업체에도 설 성수기 공급 차질 방지를 위한 사전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호찌민시는 필수품 가격 안정을 위해 26조 동 규모의 대비책을 마련했다. 이 중 9조 동이 가격 안정용으로 배정되었으며 설 한 달 동안 이 물량이 시장 수요의 23~42%를 차지할 전망이다. 시는 돼지고기와 닭고기, 계란 등 주요 품목의 대폭 할인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판촉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소비 진작을 유도하고 있다. 위조 상품 단속과 소비자 보호 강화 조치도 함께 진행 중이다.
한편, 베트남 축산산업공사(VISSAN)는 5300억 동 상당의 물량을 준비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규모다. 공사는 신선 식품 850톤과 가공 식품 3400톤을 시장에 공급하고 설 전후 수요 변동에 대비해 생산량의 10~20%를 추가 비축해두고 있다.
https://thanhnien.vn/gia-heo-gan-tet-tang-manh-18525122718052104.htm
아주경제=김혜인 베트남 통신원 haileykim0516@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