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 규제' 2년 유예했지만…계란값 고공행진 당분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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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규제' 2년 유예했지만…계란값 고공행진 당분간 '지속'

계란값 상승세가 이어지며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달부터 시행하려던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 규제를 2년 유예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 공급 위축을 막아 가격 급등세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2027년 규제 시행 이후에는 다시 불안정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결국 가격 고시제 폐지에 그치지 않고 공판장 거래 확대, 비축·수입 연계 등 구조적 장치가 병행돼야만 장기적 안정을 담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계란값 상승세 지속…소비자 부담 가중

10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특란 한 판(30구)의 평균 소매가격은 714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09원)보다 13.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평년(6398원)과 비교해도 11.6%(원) 오른 가격이다. 최근 계란값은 다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6월 평균 계란 산지 가격(특란 10개 기준) 1920원으로 전년 대비 16.7% 상승했는데, 7월에는 1941원으로 19.4% 오르더니 지난달에는 1941원으로 전년 대비 20.1%까지 비싸졌다.


계란값 부담이 커지면서 가정 내 계란 소비도 줄고 있다. 소매 유통채널 판매자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3개월(2025년 5~7월) 계란 판매량은 2486만개로 전년 동기(2546만개)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장단위별 판매 비중도 30구 한 판을 구매하기보다는 10구나 15구 등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포장단위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계란값 상승세는 이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농업관측센터는 9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7929만마리로 전년 대비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실제 달걀을 생산할 수 있는 6개월령 이상 사육 마릿수도 5741만마리로 전년 대비 0.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9월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4900만개로 전년(4953만개)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산란계 고령화와 폭염 여파 등으로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추석 성수기까지 겹치며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농업관측센터는 9월 계란 산지 가격(특란 10개 기준)이 최대 1950원으로 8월보다 높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10~11월에는 추석 성수기 이후 수요가 감소하고 새로운 산란계가 계란을 생산하면서 계란 가격은 1900원 수준으로 소폭 낮아질 수 있다.

사육면적 확대 규제 유예…근본적 수급 안정 장치 필요

계란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부도 이달부터 적용하려던 사육면적 확대 규제를 연기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초 이달부터 신규 입식(들여다 키움)하는 산란계의 사육 면적을 마리당 0.05㎡에서 50% 늘린 0.075㎡를 적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계란 수급, 가격 불안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지난 7일 산란계 마리당 사육 면적 확대 전면 시행 시기를 2027년 9월로 2년간 유예했다.


농식품부는 2027년 9월 이후에는 사육 면적 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농가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가장 좁은 4번 사육환경(마리당 0.05㎡)에서 생산한 계란은 유통되지 않도록 난각번호에서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계란 산지 가격 결정에 토대 역할을 하던 대한산란계협회의 가격고시를 이달 하순 폐지하고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매주 한 차례 계란 수급 동향 정보지에 산지가격 전망을 수록하기로 했다.


이번 유예 조치로 농가의 입식 위축 같은 수급 불안 요인이 완화되면서 단기적인 계란값 안정에는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규제 유예만으로 계란값 안정화라는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해 2027년 9월 이후를 대비한 구조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정부가 그동안 가격 왜곡 논란을 낳았던 가격고시를 폐지하고 수급 동향 공표에 나선 것은 불투명했던 민간 고시 가격 체계 대신 공공기관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격 전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신뢰성과 투명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망 가격이 실제 거래 현장에서 그대로 반영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재 계란 거래의 90% 이상이 직거래로 이뤄지고 있어 공판장 거래 활성화 없이는 공식 가격지표가 참고 값에 그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공판장 거래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수수료 감면, 보조금 연계 등 거래 참여 인센티브를 제공해 실거래량을 키우는 방식으로 가격지표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게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도매와 소매의 유통 마진 공개를 의무화하고, 온라인 플랫폼의 가격 비교를 강화하는 등 유통 과정의 투명성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장기적인 수급 관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계란값 불안은 산란계의 질병 발생, 노계 도태, 계절적 요인 등이 주기적으로 겹치며 발생한다. 현재는 수급 위기 때 정부가 단기적으로 수입 계란이나 냉동 계란을 풀어 시장에 개입하는 단발성 대책이 주를 이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측은 앞으로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일정 물량을 상시 비축해 두었다가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방출하는 자동 안정화 시스템을 구축해 비축과 방출 제도를 상시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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