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볼’, 푸른 피를 수혈할까. 이정효 전 광주FC 감독이 K리그2 수원 삼성과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다. 22일 축구계에 따르면 2부 리그 ‘삼수생’ 수원이 이 감독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025시즌 선수 영입에 힘을 쏟으며 K리그1 복귀에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에 팀을 승격시킬 강력한 리더십의 경력직 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 감독에 구애의 손짓을 하고 있다. 최고 대우와 승격을 위한 지원은 물론 코치진 영입까지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이미 이 감독은 광주와의 4년 간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광주는 지난 21일 이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구단은 “이 감독이 직접 구단에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구단은 내부 검토와 법적 절차를 거쳐 이를 수용했다. 상호 합의로 결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수원과의 계약을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수원이 이처럼 이 감독에게 강력하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 이미 성적으로 증명했다. 자신만의 색깔을 그라운드 위에서 강렬하게 구현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차곡차곡 쌓았다. 전남, 광주, 성남, 제주 등에서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받은 이 감독은 2021년 12월 광주 사령탑에 부임했다. 프로 감독으로 첫 커리어, 시작부터 달랐다. 2022년 K리그2 우승 및 K리그1 승격을 이끌었다. 2023년엔 리그 역대 최고 성적인 3위에 팀을 올려놨다. 지난해와 올해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 진출, 코리아컵 준우승 등 빛나는 성과를 썼다. K리그판에 ‘정효볼’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러브콜이 쏟아졌다. 수원과 연결되기 이전에 현재 감독직이 공석인 전북 현대, 울산 HD와도 연결됐다. 하지만 승격 도전이라는 명분과 전폭적인 지원 약속 등이 이 감독을 수원으로 이끌었다. 이 감독은 “광주에서의 4년은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고, 가장 뜨거웠으며, 무엇보다 가장 사람 냄새가 나는 시간이었다. 지도자로서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았던 나를 믿어준 구단의 선택은 내 축구 인생의 출발점이었다”면서 “이제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려 한다. 더 넓은 무대에서 부딪히고, 증명함으로써 한국 축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력적인 환경이다. 광주에선 늘 예산과 선수 구성 한계에 부딪혔다. 여기에 지난 9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아,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 선수 영입이 불가능한 악재도 겹쳤다. 반면 수원은 기업구단으로 재정적 여력이 충분하다. 평균 1만 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하는 흥행력과 매탄고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유소년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증명의 무대가 펼쳐진다. 이번 도전은 이 감독 커리어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원이 늘어난 만큼 성적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 수원에게 선택지는 승격뿐이다. 이 감독이 수원과 동행한다면, 그 목표를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공격적이고 주도적인 이 감독의 축구가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