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블랑 감독 “시즌 초반 허수봉의 부진을 대표팀 일정 모두 소화한 것을 탓하고 싶지 않아…다만 거시적인 플랜과 관리 필요해” [인천 현장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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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블랑 감독 “시즌 초반 허수봉의 부진을 대표팀 일정 모두 소화한 것을 탓하고 싶지 않아…다만 거시적인 플랜과 관리 필요해” [인천 현장 프리뷰]
[인천=남정훈 기자]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2025~202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16일 인천 계양체육관. 승점 31(11승2패)로 선두 질주 중인 대한항공과 승점 26(8승5패)로 2위로 추격하는 현대캐피탈의 입장이지만, 최근 분위기는 반대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부산 원정에서 OK저축은행에 0-3으로 완패하며 연승행진이 ‘10’에서 멈췄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어느덧 2위까지 치고올라왔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이 승점 3을 챙긴다면 대한항공의 독주 체제는 허물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양강으로 평가받은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시즌 개막전이 연기되면서 2라운드에서야 첫 맞대결이 펼쳐졌고, 풀세트 접전 끝에 대한항공이 3-2로 승리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 블랑 감독으로선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의지가 강할 법 했다. 대한항공전을 어떻게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블랑 감독은 “지난 경기의 대한항공과 오늘 맞붙을 대한항공은 다른 팀이다. 이 말인 즉슨, 우리도 지난 경기와는 달라야 한다는 얘기”라면서 “최근 우리 팀은 사이드아웃이 원활해지면서 연승을 하고 있다. 오늘 경기를 이긴다고 1위를 탈환하는 건 아니지만,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대캐피탈이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게 시즌 초반 갈지자 행보를 거듭한 건 비시즌 동안 대표팀 일정을 풀로 소화한 토종 에이스 허수봉과 팀 수비의 핵심 박경민의 부진이 컸다. 허수봉은 2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삼성화재전부터 50%가 훌쩍 넘는 공격 성공률로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블랑 감독으로선 허수봉이 워낙 대표팀의 대체 불가자원이다보니 모든 일정을 소화한 게 원망스러울 수도 있다. 허수봉의 시즌 초반 부진을 대표팀 일정을 모두 소화했기 때문이라고 보느냐 묻자 블랑 감독은 “대표팀의 문제라고 비난하고 싶진 않다. 물론 허수봉과 박경민, 신호진이 대표팀에서 돌아왔을 때 몸 상태가 좋진 않았다. 이는 대표팀에 전담 트레이너의 부재라 컸다고 본다. 자국 프로리그와 국제 대회가 반복되는 일정 속에 협회가 거시적인 플랜을 세워야 한다. 선수들에게 원활한 휴식과 체계적인 웨이트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분명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 12일 대한항공의 OK저축은행전 0-3 완패가 이날 경기를 준비하는 데 힌트가 됐을 수도 있다. 블랑 감독은 “그날은 대한항공은 자신들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고, OK저축은행은 블로킹, 서브, 사이드아웃이 모두 잘 되지 않았다. 다만 그날의 대한항공의 문제일 수 있고, 오늘은 다를 수도 있다. 속단하긴 이르다”라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어깨 부상으로 오랜 기간 코트를 비웠던 주전 세터 황승빈은 이날 엔트리에 복귀했다. 블랑 감독은 “황승빈이 재활을 열심히 했고, 복귀 의지가 강하다. 오늘 엔트리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의무팀에게 감사하다. 다만 경기 체력은 아직 우려가 된다. 7주간 경기를 치르지 못한 여파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승빈이 스타팅은 아니라는 얘기인가?’라고 묻자 “서프라이즈를 위해 공개하지 않겠다. 경기를 통해 확인하시라”라고 답하며 인터뷰장을 떠났다.

인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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