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은 지난달 말 기준 수주 잔고가 사상 최초로 3조원을 돌파한 3조25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호반그룹에 인수되기 직전인 2020년 말에 기록한 9455억에서 약 3.5배 증가했고 해당 기간 수주 잔고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30%를 상회했다.

해당 수주 잔고에는 구리선을 가공하는 소재 사업과 통신케이블 사업, 국내 민간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 물량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수익성이 높은 중장기 프로젝트성 수주 사업만 관리하는 것으로, 주로 초고압 전력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달, 한 달에만 안마해상풍력 해저케이블 프로젝트(1816억원), 싱가포르 400㎸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1100억원), 카타르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총 2200억원) 등 총 5100억 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한 것이 수주 잔고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프로젝트는 모두 국내외 시장에 해저케이블 및 초고압 지중 케이블을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케이블 생산에서 접속, 시공, 시험까지 일괄 수행하는 '풀 턴키'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한전선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쌓아온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턴키 역량을 수주가 확대된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 싱가포르의 경우 현지에서 최근 진행된 400㎸ 턴키 프로젝트를 5회 연속 수주한 결과로, 400㎸급 이상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카타르 역시 수십 년간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주요 공급사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및 HVDC 케이블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640㎸급의 HVDC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해저케이블2공장 투자를 확정하는 동시에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 법인인 오션씨엔아이를 인수하며 해저케이블 생산부터 운송, 시공, 유지보수까지 전체 밸류 체인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