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자 했는데 기다리면 늦는다?”… 서울 집값 분위기 반전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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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자 했는데 기다리면 늦는다?”… 서울 집값 분위기 반전 [부동산+]
서울 아파트 매매 0.18%·전세 0.15% 상승… 재건축·역세권·학군지 중심으로 수요 몰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연말엔 좀 잠잠해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매물은 줄고 문의는 늘면서 매매(0.18%)와 전세(0.15%)가 동시에 올랐다. 특히 재건축 단지와 학군·역세권 중심으로 가격이 먼저 움직이자, 시장엔 “지켜보면 늦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서울에서는 재건축 추진 단지, 역세권 대단지, 학군지 등 이른바 선호 입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북에서는 용산구(0.28%)가 이촌·문배동 단지를 중심으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성동구(0.27%)가 뒤를 이었다. 중구(0.20%)는 신당·중림동 대단지가 견인했다. 마포구(0.19%) 역시 성산·상암동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가 0.34% 상승해 오름폭이 가장 컸다. 신천·가락동을 중심으로 학군과 역세권 수요가 겹치며 가격이 계속 밀어올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작구(0.32%)는 사당·상도동 역세권 단지가 강세였고 서초구(0.23%)는 반포·잠원동, 강남구(0.23%)는 대치·개포 학군지가 시장을 견인했다.

시장은 전반적으로 ‘선택적 회복’ 양상이다. 거래량은 뚜렷하게 늘지 않았지만 가격은 국지적으로 위로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원도 이번 주간 보고서에서 “시장 관망세 속에서도 재건축과 주요 선호 단지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분위기는 서울보다 덜 뜨겁다. 인천은 0.04% 상승하며 전주보다 둔화됐고 경기도는 과천(0.45%), 용인 수지구(0.44%) 등 일부 지역만 강세였다. 일산서구(-0.14%), 평택(-0.22%) 등은 오히려 하락했다.

전국 평균 상승률은 0.06%로 전주와 같았다. 하지만 서울 상승률(0.18%)은 전국 평균의 세 배 수준으로, 실제 시장 체감은 ‘서울과 비서울의 차이’가 더 뚜렷해지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을 “수요가 몰리는 곳만 오르는 비대칭 회복”으로 진단한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조금씩 퍼지고는 있지만 아직 실수요 중심, 특히 학군·입지·재건축 등 조건이 갖춰진 곳만 가격을 지탱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세가격도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은 전주 0.14%에서 금주 0.15%로 소폭 확대됐다.

역세권·대단지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 부족 현상까지 나타났다.

강북 14개 구는 평균 0.10% 상승했다. 성북구(0.14%)는 길음·돈암동, 광진구(0.13%)는 자양·광장동 학군지를 중심으로 올랐고 마포구(0.11%)도 공덕·아현동 위주로 상승했다.

강남권은 전세 수요가 집중되며 더 가파르게 올랐다.

서초구는 0.49% 상승하며 서울 25개 구 중 최고를 기록했고 강동구(0.27%), 동작구(0.21%), 송파구(0.21%), 양천구(0.16%) 등도 강세였다.

특히 서초·반포·잠원, 잠실·신천 등 주요 단지에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두 달이 지나 약발이 빠진 걸까. 시장에선 ‘심리만 눌렀을 뿐 실수요는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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