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야, 박쥐야?”…귀 쫑긋한 멸종위기종, 경북 울진서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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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야, 박쥐야?”…귀 쫑긋한 멸종위기종, 경북 울진서 포착
경북 울진 왕피천서 멸종위기 박쥐 발견 1급 붉은박쥐·2급 토끼박쥐 서식 확인돼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붉은박쥐와 토끼박쥐가 경북 울진군 왕피천 유역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토끼박쥐. 토끼처럼 큰 귀가 특징이다. 대구지방환경청 제공
대구환경청은 경북 울진군에 왕피천 유역 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 박쥐의 서식현황 정밀조사 결과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붉은박쥐(1급)와 토끼박쥐(2급)의 서식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지금까지 왕피천 보전지역에서 확인된 멸종위기 박쥐는 작은관코박쥐(1급) 1종이었으나 이번 조사를 통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박쥐 3종의 서식이 확인된 것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개체 수가 현격히 감소해 장래에 절멸될 위기에 처해있는 야생동물을 말하며 1급에는 68종이, 2급에는 214종이 지정돼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부터 이달 초까지 이뤄졌으며 붉은박쥐와 토끼박쥐를 포함해 모두 16종의 박쥐가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붉은 박쥐. 대구지방환경청 제공
박쥐는 기후변화나 농약 등 서식지 파괴에 민감한 동물로서 동굴이나 산림의 건강상태를 잘 보여주는 생태계 핵심종이다. 남한에는 18종의 박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확인된 붉은 박쥐는 온도와 습도가 높은 동굴이나 폐광에서 동면하며 선명한 오렌지색으로 인해 ‘황금박쥐’라고 불린다. 토끼박쥐는 토끼처럼 긴 귀가 특징이며 국내에서는 산림이 잘 발달한 지역에 출현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 서식이 확인된 작은관코박쥐는 몸길이가 약 45mm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박쥐 중에 가장 작다. 나무구멍이나 바위틈 등을 은신처로 이용해서 살아간다.
작은관코박쥐. 대구지방환경청 제공
이번 조사에 참여한 정철운 동국대학교 박사는 “5개월이라는 짧은 조사기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박쥐가 확인된 점은 왕피천 보전지역의 생태계 건강성과 우수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서식종 확인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은희 대구환경청장은 “박쥐를 포함해 왕피천 보전지역의 우수한 생태자원을 잘 보전해 자연과 공존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성연 기자 y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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