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흥암서원 흥암사 사당. 국가유산청 제공 11일 상주시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상주 흥암서원을 사적으로 지정했다. 흥암서원은 조선 후기 남인의 중심지였던 영남 지역에 건립된 대표적인 서인 노론계 서원이다. 동춘당 송준길(1606∼1672)을 제향하는 곳이다. 노론은 조선 중기에 권력을 잡았던 이들이 정치적 입장이나 학연 등에 따라 만든 집단인 붕당의 하나인 서인에서 분파된 세력이다. 1702년 창건돼 1705년에 사액(임금이 사당·서원 등에 이름을 지어서 새긴 편액을 내리던 일)을 받았으며 1762년에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1821∼1898)이 서원 철폐령을 내렸을 당시 훼철되지 않은 사액서원 47곳 중 하나로 역사·문화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흥암서원 앞쪽에는 학문을 닦고 연구하던 강학 공간이 있고 뒤편에는 제향 공간이 배치돼 있다. 해마다 봄과 가을에 지내는 제향인 춘추향사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사당인 흥암사에는 1705년 숙종에게 하사받은 현판과 1716년 숙종이 친히 쓴 글씨 등이 남아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흥암서원은 조선 후기 영남 지역 내 서인 노론 세력의 분포와 서원의 인적 구성 및 운영, 사회·경제적 기반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풍부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상주=배소영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