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과잉 투자로 인한 거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실 AI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전망이 엇갈린다. 과장된 기대는 아니라고 해도 새로운 기술 혁명이 나타났을 때 투자에서 수익의 실현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많은 경우, 거품은 기술 자체보다는 너무 이른 기대 때문에 발생한다. 미래가 지나치게 앞당겨져 가격에 반영되면 거품이 만들어지고 뒤늦게 현실에 눈을 뜨면서 거품이 터진다. 불가피한 시장의 조정이지만 그 시기를 사전에 예상할 수는 없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지수(VKOSPI)도 옵션 가격으로 이미 시장에 반영된 전망을 수치화한 결과일 뿐이다.
2015년 말, 지수는 위험 수준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2015년에도 2016년에도 코스피는 조금이지만 올랐다. 단기 주식 가격 변동의 예측은 불가능하다. 고점을 예측할 수도 없지만, 바닥을 알 수도 없다. 거품의 붕괴를 전망하려고 하기보다는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운 일, 바로 자산을 분산하고, 일정한 정도는 유동성을 확보해 놓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위험 자산의 비중은 줄이는 게 바람직하지만 그렇다고 현금 보유를 무작정 늘리는 것도 적절한 방향은 아니다. 대개 장기투자자는 조정에 대비해 투자자산 가운데 5%에서 10% 정도는 현금으로 둔다. 시장의 급변이 예상된다면 중립적 투자자라도 현금 비중을 30%까지는 늘릴 수 있겠다. 결정하는 기준은 결국 얼마나 큰 하락을 견딜 수 있는지가 된다.
분산투자도 말이 쉽지, 가볍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흔히 시장에서 비체계적 위험을 온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20개 종목 이상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한다. 가능하다면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일은 피하는 것이 낫겠다. 굳이 개별종목 투자를 포기하지 않겠다면 경기 방어주, 재무 구조가 탄탄한 기업, 꾸준한 현금 흐름이 있는 기업을 찾으면 변동성을 견디기가 조금 나아진다.
주식 외에 채권이나 원자재 같은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의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을 줄이는 방법은 기본이다. 물론 시장의 변동성을 이기는 제일 좋은 방법은 오래 견디는 것이다. 흔히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위험 수준이 줄어든다고 한다. 이것도 사실 쉽지는 않다. 원래 '장기(Long-Term)'라는 개념은 조정을 이겨내고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을 의미한다. 시장의 순환 주기를 온전히 한 바퀴 이상 경험하고 버텨내는 것을 뜻한다. 확장부터 정점, 수축과 저점을 거쳐야 하는 경기 순환 주기는 대개 약 4년에서 7년 정도 걸린다. 적어도 이 주기를 한번은 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장기투자의 기준을 10년으로 잡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큰 폭의 조정은 보통 2~3년이 지나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지만, 최고점을 회복하기까지는 5년에서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닷컴 거품 붕괴 이후 미국의 S&P500 지수가 이전 최고점을 회복하는 데도 7년 이상이 걸렸다.
기업의 장기적 경쟁 우위가 확인되는 데 걸리는 시간도 10년을 이야기한다. 물론 그 전에 신용 거래나 대출을 통한 무리한 투자는 피해야겠다. 레버리지(Leverage)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피하는 것은 거품 붕괴에 대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 반등의 시기를 놓치기 쉽고 인플레이션 환경도 생각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시장 전체의 위험(Systematic Risk)'으로 거품이 붕괴할 때 일정한 타격은 감수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김상철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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