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경제수석이 안보인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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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경제수석이 안보인다는데…

“나 휴가가도 돼?” “너 없어도 회사 잘 돌아가니 편하게 다녀와”

모두들 내 얘기 같지 않나. ‘나’의 걱정은 두 가지일 터다. 내가 없어서 정말로 업무에 문제가 생길까봐, 아니면 나 없어도 회사가 잘 돌아가 존재감을 잃을까봐.


대통령실 성장경제비서관(1급) 자리가 비어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6개월째 공석이다. 이렇게 오래 방치할 자리가 아니다. 경제성장수석산하 비서관 중 선임 격이고, 경제정책 전반을 실무적으로 조율하는 중요한 보직이어서다. 이 자리를 역임한 한 고위 관료는 “정책부터 인사까지 일일이 챙길 일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이러니 자리 이름이 ‘경제금융비서관’에서 ‘성장경제비서관’으로 바뀌었을 때도 말들이 많았다. 이름에서 빠진 ‘금융 홀대론’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초기에 금융위원회 A가 내정자로 거론되면서 ‘금융 홀대론’은 잦아 들었다. 이 자리에는 관례처럼 기획재정부(기재부) 출신이 갔다. A 내정 소식에 관가가 술렁였다. 이번엔 ‘기재부 홀대론’이 불거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애초부터 거대부처 기재부 해체를 공식천명했으니, 사실 새로운 얘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A는 산하 기관장으로 갔고, 또다른 금융위 인사 B가 거론되다 역시 무산됐다. 가장 최근 버전인 기재부 인사 C도 인사권자의 최종 낙점을 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금융위 출신이냐, 기재부 출신이냐, 심지어 비관료 출신이냐’는 줄다리기로 6개월이 흘렀다. 중요한 자리여서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누가 봐도 인사난맥이다. 초기에 A를 천거했던 인사는 기대를 접고 이제 손을 놓고 있다고 한다. 누군가는 총대를 매야 한다. 성장경제비서관을 지휘하고, 긴밀하게 손발을 맞춰야 할 경제성장수석의 일이다. 경제성장수석 산하에 6명의 비서관이 있다. 성장경제, 산업정책, 국토교통, 농림축산, 중소벤처, 해양수산 등이다. 경제의 각 부문을 대응하는데, 거시와 금융 부문 담당 없이 국가경제의 큰 그림을 온전히 그릴 수 있을까. 경제성장수석이 같이 일할 사람을 찾아 추천하고, 임명권자를 적극 설득해 인사를 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그래야 “정책실장만 보이고, 경제성장수석은 안보인다”는 말이 잦아들 것이다.


인사(人事)는 메시지다. 인사를 통해 조직을 격려할 수도 있고, 조직에 경고를 던질 수도 있다. 당연히 인사 '실행'을 통해서다. 지금처럼 어느 자리를 비워 두는 건 메시지라기보다 방치다. 외부에서 무용론이 나올 수 있고, 내부에선 자포자기를 부를 수 있다. 관가와 금융계에서 나오는 말들이 이런 정황을 방증한다. “성장경제비서관 자리가 이렇게까지 잡음을 낼 정도로 중요한 자리인가요? 6개월 비워 둬도 별일 없이 굴러가잖아요.” “누가 온대요? 벌써 몇 번째인가요? 이제 추천하는 사람도 없다던데, 별 관심 없어요.”


인사는 또한 만사(萬事)다. 조직과 정책의 성패를 가른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일 민생회복, 경제성장을 외치고 있다. 내년 최우선 국정운영 과제도 ‘잠재성장률 반등’으로 제시했다. 경제성장수석과 성장경제비서관이 기획하고, 조율해야 할 일들이다. 더 늦추지 말고, 어서 두 사람이 함께 뛰게 해야 한다(그건 그렇고, 수석은 경제성장, 비서관은 성장경제로 했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조직명칭도 메시지인데).






김필수 편집국장 pils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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