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 사진=뉴시스 송성문(키움)의 아메리칸 드림,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다.
KBO리그 2025시즌 최고의 3루수에 이름을 새긴 송성문은 페넌트레이스를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에서 7시즌의 등록일수를 채운 그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을 얻었고, 이를 곧장 행사했다. 지난 11월2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포스팅을 요청했고, 이튿날인 22일부로 포스팅 공시됐다.
MLB 30개 구단과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하다. 단 하나의 제약, 바로 데드라인이 있다. 송성문에게 허락된 시간은 30일이다. 오는 22일 오전 7시 전까지 MLB 구단과 계약에 골인해야 한다. 계약 불발시 포스팅은 종료되고, 송성문은 다음해 11월1일까지 포스팅될 수 없다.
조금씩 시간의 압박이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차분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린다. 애초부터 승부수를 던질 시점은 MLB 윈터미팅 전후였다. MLB 30개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들이 한 데 모여 리그 현안과 선수 이적에 관한 이슈를 다루는 행사다. 올해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지난 8일 시작돼 오는 12일까지 이어진다. 무수히 많은 선수 계약이 터지는 시기, 송성문도 여기에 기대를 건다.
“윈터미팅 아직 시작 안 한거 아닌가요?”라는 특유의 너스레 담긴 농담으로 입을 뗀 송성문은 “이제 시작한 걸로 알고 있다. 직접 실시간으로 통화를 번역해가며 하는 게 아니다. 에이전트에서 들려주는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며 “모든 상황을 업데이트 하지는 않고, 필요한 정보들만 에이전트로부터 듣고 있다. 좋은 계약을 위해 열심히 움직이시는 걸로 안다. 믿고 좋은 소식 기다리는 중”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미국 무대에서 영어로 인터뷰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다는 송성문이지만, 영어 공부는 아직이다. 그는 “거취의 불확실함 때문에 시작을 안 한 건 아니다. 영어는 항상 배우고 싶었다. 세계적인 공용어이지 않나. 그런데 내가 너무 초짜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할 것 같아서 막막함 때문에 시작을 못하고 있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야구선수로서 갖춰야할 기본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 영어 공부를 생각하기 보다는 야구 실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눈빛을 번뜩인 그는 “올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시즌은 경기가 없다보니 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려고 항상 신경써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만, 시상식을 많이 다니느라 정신이 없긴 하다. 최대한 몸이 혹사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운동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 2년간 보여준 눈부신 성장이 있기에 자신감은 충분하다. 지난해 알을 깬 그는 올해도 페넌트레이스 전 경기(144경기)를 뛰며 타율 0.315(574타수 181안타) 26홈런 90타점 25도루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김도영(KIA)이라는 벽에 가로막혔지만, 올해는 문보경(LG)·노시환(한화) 등 경쟁자를 제치고 리그 최고 3루수로 올라섰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 영광도 목전이다.
“올해 좋은 상을 너무 많이 받았다. 예상보다 너무 많아서 ‘내가 이렇게 시상식 개근을 할 정도인가’ 생각은 든다”고 웃은 그는 “지난해 개인적으로 부족하다 느꼈던 부분을 많이 이뤄낸 시즌이다. 만족스러운 한 해다. 앞으로도 더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도 함께 띄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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