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 시장 ‘반 토막’… 수도권·지방 모두 거래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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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 시장 ‘반 토막’… 수도권·지방 모두 거래 급감
3분기 거래량 5년 최저… 전국 520건·2089억 원에 그쳐
서울 도심의 한 상가 건물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올해 3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사실상 ‘거래 절벽’에 놓였다. 경기 둔화와 공급 부담이 겹치면서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9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520건, 거래금액은 2089억 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2년 전 분기 거래가 4000억 원대를 넘겼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 위축이 뚜렷하다.

수도권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3분기 수도권 거래량은 458건으로 전 분기 대비 36.8% 줄었고, 거래금액은 41.7%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각각 48.1%, 54.0% 축소됐다.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비수도권은 위축 폭이 더 컸다. 거래량은 62건, 거래금액은 206억 원으로, 지방 중소도시 중심의 투자 수요가 거의 멈춘 모습이다.

거래 침체 속에서도 전용면적당 평균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3분기 전국 평균 가격은 1㎡당 1629만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8% 올랐다. 전문가들은 “투자 수요는 이탈했으나 실제 이전·입주가 필요한 기업 중심의 거래가 남아 가격이 상대적으로 버틴 것”으로 해석한다.

서울 역시 냉각 흐름을 피해가지 못했다. 거래금액은 969억 원으로, 지난 1년 반 동안 유지해 온 ‘분기 1000억 원대’가 무너졌다. 거래량도 전 분기 대비 5.3% 감소한 142건에 그쳤다.

자치구별로는 금천구가 47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를 기록했다. 영등포구(27건), 송파구(25건)가 뒤를 이었으며, 성동구는 1㎡당 3823만 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경기도의 하락세는 더 가팔랐다. 거래량은 279건으로 전 분기 대비 45.5% 감소했고, 거래금액은 56.1% 줄었다. 하남·안양·화성 등 그동안 수요가 쏠렸던 지역까지 거래가 동반 축소되며 시장 냉각이 전반적으로 확산됐다.

전용면적당 평균 가격은 136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이상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거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종별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금리 부담이 지속되며 투자 수요는 물론 신규 입주 기업의 이전 수요까지 제한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식산업센터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수익형 부동산 대안’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공급이 빠르게 늘었지만 올해 들어 조정 국면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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