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획으로 씨 마른 제주 특산 수산물 ‘오분자기’는 어디를 가야 맛 볼 수 있을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 마을어장 오분자기 방류 작업.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제공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급감하던 오분자기를 마을어장에 10여년간 집중 방류한 결과 생산량 증대와 재생산 등 효과가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오분자기는 제주에서 토속음식인 ‘오분자기 뚝배기’ 재료로 유명했던 마을어장 대표 수산물이다. 1995년까지만 하더라도 159t이 생산됐으나 2000년 이후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해 최근에는 연 3∼4t 내외로 조사된다.
갯녹음 현상 등 서식 환경보다는 무분별한 남획 때문인 것으로 연구원은 보고 있다.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와 수원리 중심으로 생산했지만, 지금은 거의 고갈 상태다.
연구원은 2012년부터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 마을어장 1곳에 집중적으로 오분자기를 방류해 자원 조성 효과를 연구해왔다.
오분자기 종자방류 연구어장 생산량.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제공 그 결과 2014년 178㎏이던 생산량이 2024년에는 1606㎏로 증가했다. 올해도 1400㎏ 이상의 생산량을 거둘 것으로 추정되며, 방류된 오분자기로부터 재생산도 확인됐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연구원은 오분자기가 기후변화에 적합한 마을어장 수산자원이라고 설명했다.
오분자기는 여름철(7∼9월)에 산란하고 25도 이상 높은 수온에서 잘 자라며, 여름철 32도 고수온에서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먹이 습성이 전복, 소라와 달리 해조류보다는 암반 등에 부착하는 규조류(돌말류)를 선호해 기후변화에 따른 해조류 감소 환경에도 적합한 종이라고 연구원은 전했다.
오분자기 방류 효과 조사.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제공 연구원은 연구 시험 어장 확대를 통해 해역 환경별 조성 효과를 연구해나갈 계획이다. 오분자기는 어린 전복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제주 고유의 토속품종으로 떡조개로 불린다. 뚝배기나 회, 죽, 구이용 등 제주에서만 맛 볼수 있는 향토음식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 음식점에서 맛 보기가 힘들다.
여전히 생산량이 적어 치패를 집중 방류하는 성산 시흥 등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가격도 양식전복보다 비싸서 단가가 안맞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방영한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제주 특집에서 성산일출봉 근처 음식점의 오분자기 뚝배기가 소개되기도 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마을어장 집중 방류 결과 높은 자원조성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며 “2㎝ 이상급 치패는 방류 약 2~3년 후부터 어획하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