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글로벌 기업의 임원 후보자에게 들은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5명의 조언자에게 반드시 의견을 묻는다. 승진, 이직, 새로운 사업 제안까지 혼자 판단하지 않고 다양한 관점의 조언을 듣는다고 했다. 헤드헌터인 필자는 이런 체계적 접근이 그의 성공적인 커리어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기업에는 사외이사가 있다. 사외이사 추천 과정에서 보면, 기업들은 ESG, 금융, 기술, 산업, 디지털, 글로벌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신중하게 선별해 이사회를 구성한다.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통한 견제와 균형을 제공하는 역할이다. 그런데 개인의 커리어에도 이런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개인이 마주하는 선택의 복잡성도 커졌다. 승진 기회, 커리어 전환, 새로운 도전, 예상치 못한 위기까지. 이런 변곡점에서 혼자 판단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개인 이사회' 시리즈에 따르면, 성공하는 리더들은 공통으로 자신만의 조언자 네트워크를 운영한다고 한다. 이들은 중요한 순간마다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 4~6명의 신뢰할만한 조언자로 구성된 '개인 이사회(Personal Board of Directors)'를 통해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을 활용한다. 전 퍼블리 CEO 박소령 역시 저서 '실패를 통과하는 일'에서 "다양한 조언자 그룹을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많은 CEO와 임원을 관찰하면서 느낀 것은, 뛰어난 리더일수록 조언자 네트워크의 질이 남달랐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개인 이사회는 어떻게 구성할까? 기업이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처럼, 개인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역할별로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전략가가 필요하다. 나보다 큰 그림을 보며 장기적 관점을 제시해주는 역할로, 선배 임원이나 업계 멘토가 적합하다. 다음으로 실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 실행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현실 전문가가 필요하다. 심리적 지지자는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주고, 반대 의견 조언자는 불편하더라도 비판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독단적인 판단 오류를 방지해 준다. 마지막으로 다양성 차원에서 자신과 완전히 다른 산업이나 배경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 운영도 중요하다. 3~6개월마다 현재 상황과 고민을 공유하되, 질문 중심으로 접근하라. "제가 뭘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이 상황에서 제가 놓치는 것은 무엇일까요?"를 물어보자. 조언자들의 전문성에 기반한 다양한 시각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 성장하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다. 내가 배운 인사이트를 공유하거나, 기회가 생기면 연결해주는 식으로 관계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해야 한다. 필자가 만난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이런 조언자 네트워크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커리어 전환기일수록 이런 '개인 이사회'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혼자 결정하는 시대는 끝났다. 당신도 나만의 개인 이사회를 구성해보라. 당신의 커리어는 훨씬 더 견고해질 것이다.
문선경 유니코써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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