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3년 더 그룹을 이끌게 됐다. 재임기간 중 보여준 경영성과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이사회의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 '흠잡을 데 없었다'는 말까지 나오며 안정적 리더십을 보장받은 진 회장은 앞으로 3년 동안 미래 핵심 비즈니스를 키우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생산적 금융으로의 체질 개선, 주주환원 등 막중한 과제도 풀어가야 한다.
연임 이끈 '탁월한' 실적과 주주환원 성과…"지난 3년, 흠잡을 데 없어"

신한금융은 4일 확대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와 이사회를 연달아 열어 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진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그날부터 2029년 3월까지 새 임기를 시작한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주총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은 셈이다.
연임을 이끈 배경은 재임 동안의 성과다. 2023년 3월 임기를 시작한 진 회장은 지난 2년간 4조원대 후반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견고한 실적을 유지해왔다. 2023년 4조3580억원에서 지난해 4조4502억원으로 확대됐고,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만 4조4609억원에 달해 사상 첫 '5조 클럽' 달성이 예상된다. 곽수근 회추위원장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함으로써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며 "지난 3년 동안 뚜렷하게 흠잡을 사항 없이 그룹을 잘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밸류업 정책과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신한금융의 기업 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린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취임 당시 3만4000원대였던 주가는 3년 사이 7만원 후반~8만원대까지 상승했다. 이에 더해 오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환원율 50%, 자사주 5000만주 감축 계획을 발표해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런 실적 성과 못지않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지속가능 경영을 해왔다는 점이다. 곽 위원장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을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한 재무적 성과를 넘어서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진옥동 2기 체제'는 고민보다 실천…"무거운 책임감 느껴, 내년 키워드는 자본시장"

내년부터 본격화할 '진옥동 2기 체제'는 이런 지속가능 경영방식이 더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 신한금융의 미래를 이끌 핵심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체계를 닦는 데 집중했다면, 남은 3년은 이를 구체화하고 성과를 내는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진 회장 역시 이날 면접 자리에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겠다는 기반 위에 인공지능 전환(AX), 디지털 전환(DX) 등 환경변화에 전향적으로 대응하고 신한금융의 장점인 글로벌 역량을 대폭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진 회장은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디지털 통화 시대가 이미 오고 있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며 "레거시 금융(전통적인 방식의 금융시스템)에서 디지털 통화 시대로 갔을 때 무엇부터 바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굉장히 깊이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고민만 해서는 안 되고, 내년부터는 이를 하나씩 내재화시키고 체계화시켜야 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최대 화두인 생산적 금융을 제대로 정착시켜야 하는 것도 과제다. 진 회장 역시 내년 주요 의제로 '자본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그는 "정부에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우리의 자본시장, 즉 증권사가 이 정책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돼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며 "내년에는 자본시장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 정부 정책이 실효성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스스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그룹 내부의 숙제인 '은행 중심의 사업구조 개선'과도 일부 맞물린다. 비은행 계열사는 올해 들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기여도는 그룹이 목표로 한 30%를 여전히 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진옥동 2기'에서는 비은행 계열사의 질적 성장과 이를 기반으로 한 실적 개선세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곽 위원장 역시 '신한 정신'을 언급하며 "새롭게 계열사에 포함된 증권·카드·보험 등이 원팀으로서 단합이 돼야 한다"며 "그게 앞으로 리더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도 '질적 성장'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예정이다. 진 회장은 "1기 때도 단기 실적(PL)보다 지속가능한 체력(밸런스 시트)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며 "향후 계열사 인사 역시 이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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