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2026년 2월 운영 종료 연간 2억∼3억 적자·인력문제 의료원 신축 앞두고 문 닫기로 서민·다문화가정 등 다수 이용 시민들 “산모·신생아 건강 위협” 市 “이전 기간 불편 없도록 최선”
강원 삼척시 유일한 산후 돌봄 기관인 삼척의료원 공공산후조리원이 조만간 문을 닫을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강원도와 삼척시는 삼척의료원 신축 이전을 추진하면서 예산과 인력 문제 등으로 공공산후조리원을 이전 대상에서 제외,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논란이 커지자 삼척시는 공공산후조리원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당분간 운영 중단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일 삼척시에 따르면 삼척의료원 별관에 위치한 공공산후조리원은 내년 2월을 끝으로 운영을 종료한다. 같은 달 삼척의료원이 신축 건물로 이전하는데 공공산후조리원이 들어설 공간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와 시는 예산과 의료진 수급 문제 등으로 공공산후조리원을 계속해서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공산후조리원은 2016년 문을 연 이후 매년 2억~3억원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된 적자는 17억5000만원에 달한다.
삼척 공공산후조리원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공공 산후 돌봄 기관이다.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데다 같은 건물에 있는 삼척의료원 소아과·부인과와 연계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인기다. 이용료는 2주 기준 180만원이다. 삼척시민은 이용료 전액을 시에서 지원받을 수 있어 서민, 취약계층, 다문화 가정, 다자녀 가정이 의지할 수 있는 지역 내 유일한 산후 돌봄 기관이다. 인근 동해·태백·정선 등 강원 남부권에서도 산모들 발길이 이어진다. 연간 이용객은 200명 안팎이다.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중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는 반발하고 있다. 삼척·동해 시민행동 등 10개 단체는 1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강원도는 지역소멸을 자초하는 공공산후조리원 폐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출산 직후 산모에게 다른 지역으로 장거리 이동을 강요하는 것은 산모와 신생아 건강권을 위협하는 반생명적 행정”이라며 “지역에 태어날 새 생명을 지키는 것이 지역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목소리를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동해태백삼척정선 지역위원회는 논평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시설 이전 문제가 아니라 행정의 무능함과 책임 회피가 만든 구조적 실패”라며 “산모와 신생아 안전을 중심에 둔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논란이 일자 시는 보도자료를 내고 삼척의료원 신축 건물에 공공산후조리원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시 관계자는 “공공산후조리원 폐쇄는 2020년 결정된 것”이라며 “민선 8기 출범 이후 필요성을 확인했고 삼척의료원 신축 건물로 이전을 위해 도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늦어도 2027년까지 재개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백 기간 산모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강원도 어디서 산후조리원을 이용해도 이용료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척=배상철 기자 bsc@segye.com
삼척 유일한데… 공공조리원 폐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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