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2026년도 지출 구조조정 학생·학부모 '체험기회 지켜주길”
인천시교육청이 내년도 예산에서 학생들의 지역연계 영어 학습기회 지원비를 대폭 축소해 학생·학부모들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가용재원이 축소된 불가피한 상황이라 학내 기반의 외국어 강좌 운영 등으로 대신한다는 방침이다.
2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체험형 영어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학습기관을 직접 방문해 원어민 교사와 소통하며 흥미를 키우는 것이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의 2022년 선거 당시 공약 사업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며 발생한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연도별 예산은 2023년 9억4500만원, 2024년 9억6200만원 등 학교 현장의 호응으로 점차 확대됐다. 올해는 인천시가 주관하던 영어체험사업이 이관됐고, 지출과 참여 학교는 기존보다 2배가량 늘어난 18억7200만원에 232곳이 대상이었다.
각 학교들은 “팀별 활동으로 상호간 협동심을 기르고, 원어민과 대화로 관심과 흥미를 높였다”, “요리·과학·호텔 같은 다양한 공간의 상황별 경험이 좋았다” 등 결과 보고서를 냈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2026년에 인건비를 비롯해 경직성 경비 증가에 따른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으로 이 프로그램도 외형이 크게 줄었다. 2억8000만원 예산으로 70개 학교를 지원할 계획이다.
그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지역 학생·학부모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연수·서구 학부모들은 ‘영어체험 예산 삭감 재검토 요청 의견서’를 당국에 제출했다. 강화군 일부 단체는 ‘인천 학생들의 영어체험 기회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성명을 연달아 냈다.
재정 여건의 어려움을 든 시교육청은 교내 활동에 대한 내실화로 사업비 축소 등을 상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공지능 발달에 따른 디지털 플랫폼 및 기기 활용 확대 등으로 소기의 사업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인천시교육청 ‘원어민 영어’ 지원 축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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