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위성 연구·개발부터 제조까지 한곳에서 이뤄지는 대한민국 우주산업 전초기지가 완성됐다. 위성발사까지 제주에서 이뤄지면 국내 유일의 독자적 우주 산업 생태계를 갖추게 된다.
제주도는 2일 서귀포시 하원테크노캠퍼스에서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준공식을 개최한다.
제주 서귀포시 하원테크노캠퍼스에 들어선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제주도 제공 지난해 4월 착공 이후 1년 8개월 만에 문을 연 한화 제주우주센터는 연면적 1만여 ㎡ 규모로, 위성 조립·시험·보관 등 우주산업의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 센터 준공으로 제주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뉴 스페이스(New Space)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매달 4기에서 8기의 소형 저궤도 위성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단일 시설로는 국내 최대 수준의 양산 능력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물류와 발사의 혁신이다. 한화 제주우주센터에서 생산된 위성은 육상 이동 없이 곧바로 인근 제주 해상에서 발사될 수 있다. 위성 ‘제조(Manufacturing)’와 ‘발사(Launch)’의 물리적 거리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제주형 우주산업 공급망(Supply Chain)’이 구축된 것이다.
제주 서귀포시 하원테크노캠퍼스에 들어선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제주도 제공 오영훈 지사는 “오늘 준공된 센터는 제주가 ‘뉴 스페이스의 심장’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이제 제주에서 만든 위성이 제주 앞바다에서 우주로 올라가는 독자적인 공급망이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한화 제주우주센터의 ‘제조’ 역량과 지난 9월 유치한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지상시스템’의 ‘인프라’가 결합해 하원테크노캠퍼스는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지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도내 7개 우주 기업 및 기관에 근무하는 150여 명 중 약 60%인 89명이 제주 도민이다.
‘협약형 특성화고’로 지정된 한림공업고등학교 졸업생 4명이 한화 제주우주센터에 정식 채용되는 등 ‘교육-취업-정주’로 이어지는 지역 인재 양성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제주도는 이번 제조 시설 구축을 발판 삼아 2026년부터는 우주산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위성정보 활용(Downstream)’ 분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위성에서 수신한 데이터를 농업, 환경, 해양, 교통 등 다양한 산업에 접목하는 ‘위성정보 활용 클러스터’ 지정을 정부에 건의하고, 제조부터 운영, 데이터 활용까지 아우르는 완결형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