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맥]예측하기 쉽지 않은 2026년의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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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맥]예측하기 쉽지 않은 2026년의 한국 경제

산업연구원은 최근 2026년도 경제 및 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거시경제와 국내 주력산업 현황을 결합해 분석한 전망 결과 내년도 경제 성장률은 1.9%로 예상됐다. IMF와 KDI, 한국은행은 1.8%를 전망하고 금융연구원은 조금 더 높은 2.1%를 전망했으나 큰 차이는 없다. 몇 달 전보다 낙관적인 전망이 늘었고 민간기관에서는 최근의 수출 호조세 등을 들어 더 높은 성장률을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내외 경제 여건과 우리 산업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면 녹록지 않다.


2025년의 연간 성장률은 1%로 추정되는데, 상반기에 0.3%까지 하락했던 성장률이 하반기에는 정부의 소비 지원책과 글로벌 IT 경기 개선 등에 힘입어 반등했다. 어렵다고 생각했던 수출 7000억 달러 달성도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반등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져 상반기의 성장률이 2.2%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다소 하향 안정 추세가 나타나리라 전망되는데 지금의 수출 호조 현상이 오래 지속될 동력이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반년 전만 하더라도 트럼프 상호관세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와 우리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생각만큼 충격이 크지 않다. 관세부과 이전에 미리 구매하는 프런트로딩(front-loading) 현상과 예상보다 강하게 불어닥친 AI 투자 붐 덕분이다. AI 투자 증가는 미국 경기를 떠받치고 반도체 수요를 급증시키는 등 우리에게도 훈풍이 되고 있다. 그러나 8월 대미수출이 전년 대비 12% 감소하는 등 관세인상 효과는 점차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미국 이외 지역의 수출 증가세가 이를 보완하고 있지만 얼마나 지속될지 두고 봐야 한다. 그 폭에 따라서는 미국과 세계 경기의 하락 추세가 본격화될 수도 있다.


세부 산업별로 보면 명암이 상당히 교차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13대 주력산업의 수출은 2025년에 2.1% 증가했다. 이는 16.6%나 증가한 반도체 산업의 수출 덕분이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조선과 바이오헬스 정도가 선전하였을 뿐 나머지 제조업은 수출과 생산이 감소하는 등 부진했다. 특히 철강과 석유화학은 내수 부진과 중국제품과의 경쟁으로 생산이 4% 이상 감소하는 큰 타격을 입었다.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 대미수출 중요성이 큰 산업 역시 관세 환경 악화의 영향이 나타나는 추세다. 2026년에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동안 내수경기를 최악으로 만들었던 민간 소비 및 건설투자의 부진이 개선되면서 완충 효과를 기대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한국의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은 종종 제기됐다. AI 투자 붐에 힘입어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대치였던 25%에 다시 근접하는 중이다. 내년에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나마 반도체가 있어 다행이라고 해야겠지만 특정 산업, 그것도 업황에 따른 변화가 큰 산업에 의존도가 높은 만큼 경제의 불확실성과 위험도 커진다. 한국 산업 전반이 겪고 있는 위기 상황의 시급함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문제도 있다. 경제 전반의 안정화 추세를 전망하면서도 2026년이 우리 경제와 산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되리라 생각하는 이유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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