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phics by Song Ji-yoon 11월 IPO 시장이 순항하면서 연말 IPO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IPO 제도 변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증시 호황으로 공모주 흥행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대어' 등장으로 판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에 상장한 9개사(스팩·재상장 제외)의 상장 당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142.91% 상승했다. 9개 중 5개 종목이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IPO 시장에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올해 세 번뿐이던 '따따블' 기업도 2곳이나 등장했다. 이노테크와 큐리오시스가 가격변동폭 상한선인 공모주의 300%까지 올랐다. 노타(240.66%), 씨엠티엑스(117.52%), 아로마티카(149.00%)도 100% 넘게 상승하는 '따블'에 성공했다.
11월 IPO 시장은 9~10월 부진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7월부터 기관투자자들의 '단타'를 막기 위해 강화된 '의무보유확약제도'가 도입되면서 IPO 시장은 급격한 '냉각기'를 겪었다. 그러나 지난달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 모두 공모주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제도 변화로 인한 우려를 상당부분 불식했다는 평가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수요예측 평균경쟁률은 960:1로 지난 8년간 평균경쟁률인 668:1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고, 일반청약 평균경쟁률은 1756:1로 8년 평균경쟁률인 604:1 대비 3배 수준으로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며 "11월 첫 상장 종목의 종가가 따블을 기록하며 일반 투자자의 관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연말 성수기를 넘어 내년 '대어'들의 움직임에 쏠린다. 11월에는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으로 중소형주 위주의 상장이 활발하게 진행됐으나 IPO 시장의 투자 열기가 지속되면서 대형주들이 본격적으로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S그룹의 에식스솔루션즈와 케이뱅크는 이미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무신사, 업스테이지, 빗썸, SK에코플랜트 등도 신규 상장을 추진 중이다.
내년 IPO 시장 공모규모가 올해 예상치인 4조8000억원을 훌쩍 웃도는 7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은 2022년 저점을 기록하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2023년과 2024년 부재했던 코스피 시장의 대어급 IPO가 2025년부터 해소되기 시작해 2026년 다시 본격 재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주경제=류소현 기자 sohyun@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