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故) 임성철 소방장 순직 2주기를 맞아 동료 소방관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그의 마지막 근무지에서 영면한 국립호국원까지 55㎞를 달렸다. 제주소방안전본부 소속 소방관들로 구성된 ‘온트레일(On trail)’은 1일 임 소방장 순직 2주기를 맞아 트레일러닝과 추모를 결합한 ‘메모리얼 트레일런'을 진행했다.
임 소방장의 숭고한 희생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기존 딱딱한 분위기의 추모식이 아닌 기억하고 나누기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해 마련했다.
참가자 13명은 이날 오전 5시30분 임 소방장 근무지였던 제주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에서 출발해 국립제주호국원까지 총 55㎞를 뛰었다. 아스팔트 등 산림도로 33.6㎞, 트레일 20.4㎞다. 사려니숲길과 관음사 탐방안내소 등 해발 약 1318m를 오르내리는 코스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임 소방장이 남긴 헌신과 책임감을 되새기며 모두 완주했다. 국립제주호국원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은 뒤 임 소방장 묘역 앞에서 헌화와 묵념을 하며 고인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표선119센터 구급대원이던 임 소방장은 지난 2023년 12월 1일 오전 표선면 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던 그는 창고 옆 주택에 거주하던 80대 노부부를 대피시켰다. 이어 대원들과 화재 진압을 하던 중 창고 외벽 콘크리트 처마 붕괴 사고로 하늘의 별이 됐다.
제주소방안전본부 트레일런 동호회 ‘온트레일’이 1일 제주에서 고(故) 임성철 소방장 순직 2주기 추모 트레일런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임 소방장 근무지였던 서귀포시 표선119센터부터 국립제주호국원까지 55㎞ 구간을 뛰고 고인을 추모했다. 온트레일 제공 임홍식 온트레일 동호회장은 “소방 동료로서 잊고 싶은 그날의 기억이지만, 결국 잊지 말아야 할 숭고한 희생”이라며 “임 소방장 외에 제주지역 안전을 위해 헌신하신 12명의 순직 소방공무원이 있다. 모두 기억해야 할 이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