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가수 겸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데뷔 22년 차에 첫 코미디극에 도전, 파격 연기 변신에 나섰다. 지금까지 쌓아온 ‘순수 청년’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하되, 저세상 텐션의 거친 ‘악동’의 모습을 예고했다.
김준수는 1일 서울 강남구 엘리아나호텔 임페리얼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비틀쥬스’ 프레스콜에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팀 버튼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갓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집에 이사 온 낯선 가족을 내쫓기 위해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혀 있는 ‘비틀쥬스’와 손잡고 벌이는 판타지 극이다.
작품 속 김준수가 맡은 ‘비틀쥬스’는 정체불명의 저승 가이드이자 100억 년 묵은 악동 유령이다. 기괴한 모습과 괴팍한 발상으로 스토리의 중심에 서 있다.
평소 ‘바른생활 사나이’로 알려진 김준수의 무대에 대한 관객의 궁금증이 높다. 앞서 김준수는 뮤지컬 ‘엘리자벳’ ‘드라큘라’ 등에서 판타지적 공포감을 조성했지만, 사랑을 갈구하는 진지한 인물이었다. 반면, ‘비틀쥬스’는 몸 개그도 서슴지 않는, 말 그대로 ‘개그 본능’을 표출해야 한다.
김준수는 ‘비틀쥬스’ 역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작품의 결은 다르지만, 직전 작품이었던 뮤지컬 ‘알라딘’에서 웃음의 재미를 맛봤기 때문이다.
그는 “완벽한 코미디극이라고 하진 못하지만, ‘알라딘’을 하면서 끊임없이 들리는 웃음소리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 관객들을 느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었다”라며 “목소리, 노래, 연기도 중요하지만, 초현실적인 표현을 나타내는 데에는 몸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더욱 비중이 크다. 아이돌 출신으로서 몸으로 표현하는 게 익숙하다 보니 제작진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고 도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처음 도전하는 장르지만, 뮤지컬업계 관계자들은 내가 개그 욕심이 있다는 걸 안다”라며 “목소리 톤부터 다르다. ‘인간이 아니구나’라고 확 닿을 것”이라고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강조했다.
개막까지 15일 남은 시점, 김준수는 “그제 런스루를 도는데 정상인 캐릭터가 한 명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조화가 더 대담해지고 매콤한 ‘비틀쥬스’가 탄생했다. 관객들이 마음을 활짝 열고 공연장을 찾아와준다면, 그 어떤 뮤지컬보다 즐겁게 관람할 것”이라고 전했다.
무대 위에서 제대로 즐길 준비를 마쳤다는 김준수는 스스로 뿌듯해했다. 그는 “귀엽고 깜찍한 악동의 이미지와 동시에 에너제틱한 ‘비틀쥬스’를 보여주도록 노력했다”며 “어느 곳에서도 실수로라도 한 적 없는 욕 하는 모습을 맘껏 보여줄 것”이라고 충격의 서막을 알리며 “나름대로 15년 동안 다양한 작품을 해왔지만, ‘이것’만큼 ‘이거’다운 작품은 없는 것 같다. 많은 관객이 기대하고 와줘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브로드웨이보다 더 강한 ‘매운맛’을 더한 ‘비틀쥬스’는 오는 16일 서울 마곡 LG아트센터, LG SIGNATURE홀에서 개막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