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코미디언 이창호가 뮤지컬 ‘비틀쥬스’의 코미디 각색가로 참여했다. 그는 기괴한 인물들이 펼치는 블랙 코미디에 ‘한국의 매운맛’을 첨가해 자극적인 짜릿함을 예고했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팀 버튼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갓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집에 이사 온 낯선 가족을 내쫓기 위해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혀 있는 ‘비틀쥬스’와 손잡고 벌이는 판타지다.
이창호는 1일 서울 강남구 엘리아나호텔 임페리얼홀에서 진행된 뮤지컬 ‘비틀쥬스’ 기자간담회에서 “코미디 각색 역할을 맡은 이창호”라고 소개하며 ‘한국의 매운맛’을 강조했다.
아직 개막 전이지만, 이창호의 합류는 이미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맷 디카를로 한국 프로덕션 연출은 “코미디언 이창호와의 워크숍은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과정이었다. 2021년보다 훨씬 더 ‘한국적인 색깔’과 신선한 유머가 담긴 작품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4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비틀쥬스’는 초연 번역을 맡았던 김수빈 번역가와 함께 이창호가 함께 대본을 다듬었다. 초연 당시 2% 부족했던 브로드웨이 유머와 한국 정서 사이의 완벽한 균형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좀더 맛깔나는 공연을 위해 ‘한국식 말맛’에 더 큰 비중을 뒀다. 이창호는 “미국식 코미디를 한국식으로 변환할 때 하나가 아닌 여러 대본을 만들어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배우들의 색깔이 조금씩 다르듯, 매회 다름의 포인트가 있으니 주의 깊게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작품을 ‘최고급 명품 시계’에 비유한 이창호는 “시계의 뒷면을 열었을 때의 견고함이 남다르다. 배우들이 서로 ‘비틀쥬스’를 위해 시계태엽처럼 호흡을 맞췄다. 나 역시 이 움직임에 방해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확하게 ‘한국식 매운맛’에 대해 “극 중 ‘찰스’와 ‘델리아’가 사랑 표현하는 신이 있다. 초연은 아이들이 봐야해서 약했는데, 이번 시즌은 질풍노도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소화하기 쉬운 표현을 넣었다. 예를 들어, 건축가와 콘크리트를 활용한 하이엔드 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벽한 장면 연출을 위해 이창호는 ‘비틀쥬스’ 전 팀원들과 사전 워크숍 등을 통해 점진적 단계를 거쳐 완성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있는 욕이 미국에 있는 욕보다 많고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이를 어떻게 극에 녹일 수 있는지 고민해, 많은 재료를 가져와 심설인 연출가와 김수빈 작가, 배우들, 관계자들과 함께 같이 만들어가며 작업했다”고 전했다.
이창호는 3번 이상 관람을 추천했다. 그는 “배우 개개인의 다른 색깔과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번 이상 관람을 위해 관객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겠다”며 공연장으로 초대했다.
지난해 뮤지컬 ‘킹키부츠’를 패러디한 ‘쥐롤라’가 대히트를 치면서 뮤지컬에 대한 관심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K-뮤지컬의 인기몰이에 한 몫한 그의 활약이 이번 무대에서 어떻게 빛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4년 만에 더욱 강력해진 ‘K-유머’와 깊어진 공감으로 돌아온 뮤지컬 ‘비틀쥬스’는 오는 16일 서울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홀에서 개막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