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동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환율 리스크가 여전하고, 금리를 낮출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다시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향후에도 집값이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준 금리 동결이 반년째 이어지면서 금리의 변수보다 주택 수급, 정부 대책 등이 수요 심리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상급지를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려는 수요가 다시 꿈틀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7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부동산 시장 등 금융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리 동결에도 집값 상승 기대감은 여전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집계돼 전월(122)보다 3 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장기평균(107)을 12포인트 웃도는 수준이어서 기대 약화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한 가구가 감소를 예상한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다.
실제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KB아파트시장동향'에서 11월 넷째주(지난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7%로 전주(0.23%)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남구(0.34%→0.36%), 서초구(0.44%→0.53%), 송파구(0.56%→0.95%), 용산구(0.54%→0.69%) 등 주요 핵심지 모두 상승폭이 커졌다.
여기에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신고가 거래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지동에 있는 '송파더센트레' 전용면적 59㎡(12층) 물건이 15억8700만원에 지난 19일 거래됐다. 지난달 29일 동일면적(23층)이 15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보다 1700만원 더 비싸게 팔린 것이다. 용산구 신창동 '세방리버하이빌' 전용 84㎡는 지난 19일 12억4300만원에 손바뀜해 전고점 대비 8600만원 올랐다.
이에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도 앞으로 서울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여전한데다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고가 주택의 거래가 이어지고 공급 부족 현상이 가시화되는 만큼 가격 상승 압력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8984가구로 올해(4만2684가구) 대비 32.1% 줄어든다. 또한 정부가 최근 2026년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총 2만9000가구 규모의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서울은 약 1300가구 규모 고덕강일지구 1곳 분양에 불과한 상황이다.
또한 연이은 규제에 시장 내성이 강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대출 규제에 따른 제약이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규제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즉각적으로 반등세를 보이기는 어렵지만 강남권·한강벨트처럼 규제 영향이 덜한 지역은 가격이 유지되거나 오를 것"이라며 "특히 공급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이어지며 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금리는 더 이상 시장의 결정적 변수라기보다는 상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전체적으로는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볼때 정부의 규제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되기 힘든 만큼 결국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주경제=김윤섭 기자 angks678@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