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주주환원을 위해 2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LG가 내년 상반기까지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2027년까지 6500억원을 주주환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전날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 교체를 마친 직후 내년 상반기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을 확정하며 밸류업 강화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중심 미래사업 전환에 본격적인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추진해 온 신성장 전략과 맞물려 ABC 투자가 본격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28일 ㈜LG와 LG전자·LG화학·LG이노텍 등 8개 상장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현황'을 일제히 공시하며 자사주 소각 현황 및 계획을 공개했다.
LG전자는 이날 향후 2년간 2000억원 규모 주주환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다만 주주환원의 방법과 시기는 추후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고 시장과 추가 소통할 계획이다. 또 현재 보유 중인 보통주 1749주와 우선주 4693주를 내년 주주총회 승인 후 모두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는 기존에 보유하던 약 5000억원 규모 자사주 가운데 절반인 302만9580주를 지난 9월 소각한 데 이어 남아 있는 2500억원 상당의 자사주도 내년 상반기까지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LG생활건강도 2027년까지 약 2000억원 규모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순차적으로 전량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그룹 차원의 배당정책 강화 계획도 발표했다. ㈜LG는 최소 배당성향을 6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고,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은 연 2회 배당 체제를 이어가는 방향을 제시했다. LG이노텍은 배당성향을 2027년 15%, 2030년 20%까지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LG유플러스도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율을 최대 6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BC 전략의 재무 구조를 안정시키고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광화문빌딩 매각으로 확보한 약 4000억원은 ABC 분야 투자에 우선 배분된다. ㈜LG는 이 자금을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중심의 신사업 전환 속도를 높이는 데 투입하겠다고 밝히며 향후 투자 여력을 키우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일부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남겼지만, 핵심 방향은 미래 기술 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 확대다.
LG전자가 향후 2년간 2000억원 규모의 추가 환원 계획을 공개한 것도 같은 기조 속에서 해석된다. 신사업 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해 ABC 중심 전환 과정에서 시장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배구조 정비도 함께 추진된다. ㈜LG와 LG전자·LG화학은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를 새로 두기로 하면서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사업 환경에서 성과 기반 보상 체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경영 조직 전반의 추진력을 높인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LG는 자사주 소각과 배당정책 개선, 지배구조 보완을 묶어 2027년 자기자본이익률(ROE) 8~10% 목표를 유지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LG는 전날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전략 축을 아예 ABC 중심 미래기술 역량 강화에 맞춰 재정비했다. LG전자와 LG화학을 새로 이끌게 된 류재철·김동춘 두 최고경영자는 공통적으로 기술 기반의 시장 개척 능력, 신사업 전환 경험, 데이터·소재·플랫폼 등 ABC와 직결되는 분야에서의 성과가 강점으로 꼽힌다. 사장으로 승진한 문혁수 LG이노텍 CEO 역시 중국과 가격경쟁을 피하고 '앞서는 기술'로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주도해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성공했다. AI·센서·광학 등 LG의 ABC 경쟁력 강화 축과 이어지는 지점이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는 중국 기업과 경쟁하려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적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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