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중 발작으로 2년 휠체어 신세…‘이 증상’ 이렇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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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중 발작으로 2년 휠체어 신세…‘이 증상’ 이렇게 무섭다
뇌전증 진단을 받은 30대 영국인 여성이 샤워 중 발작을 일으켜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한순간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뇌전증 발작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인 여성 애니 페레즈(38)는 이탈리아 사르데냐 여행 중이던 2022년 숙소에서 샤워를 하던 중 갑자기 뇌전증 발적으로 쓰러졌다.
당시 페레즈는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해 욕실 문을 잠그지 않았고, 이를 통해 친구들이 물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해 구조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욕조의 뜨거운 물에 장시간 노출돼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고, 왼팔과 양쪽 다리를 포함해 신체의 약 11%가 손상됐다.

페레즈는 이탈리아 현지 병원에서 3주간 치료를 받은 뒤 런던으로 이송돼 두 달간 입원 치료를 이어갔다. 사고 이후 그는 2년 가까이 휠체어나 보행 보조기 없이 움직여야 했고, 현재도 신경 손상으로 인한 통증 탓에 레이저·물리·수중 치료 등 장기 재활을 계속하고 있다.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가 갑작스럽게 비정상적으로 흥분하며 발작을 일키는 대표적인 만성 신경계 질환이다. 증상은 의식을 잃고 몸이 뻣뻣해지는 전신 발작부터 갑작스러운 쓰러짐, 떨림, 목이 꺾이듯 떨어지는 증상까지 다양하다. 발작의 특성상 일상생활 중에도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어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뇌전증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약 두 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발작으로 인한 외상뿐 아니라 심혈관·호흡기 이상이 동반될 때 돌연사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발작이 발생하면 환자의 안전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먼저 주변의 날카롭거나 단단한 물체를 치워 충돌 위험을 줄여야 한다. 환자가 구토할 경우를 대비해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 흡인을 막는 조치도 필요하다. 발작은 보통 1~2분 안에 멈추지만, 이후에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으면 즉시 119 등에 연락해야 한다. 무리하게 환자의 팔다리를 붙잡거나 억지로 입을 벌리는 행동은 오히려 부상을 유발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치료는 주로 항경련제 복용을 통해 이뤄지며, 규칙적인 약물 관리가 핵심이다. 약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전기 자극을 통해 비정상적 신호를 조절하는 시술이나, 발작을 유발하는 병변을 제거하는 개두술·뇌량절제술 등 수술이 고려된다. 다만 시술이나 수술을 받더라도 약물 치료와 생활 관리는 그대로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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