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롯데맨' 전진배치…'차우철 매직'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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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투수 '롯데맨' 전진배치…'차우철 매직' 통할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비상경영 기조에 따라 2년 연속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단행한 가운데 업황 부진이 이어진 유통군 새 수장으로 발탁된 '롯데맨'의 약진이 주목받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전날 발표한 2026년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전체 최고경영자(CEO) 중 3분의 1에 달하는 20명을 물갈이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CEO 60명 중 36%에 달하는 21명을 교체한 데 이어 또 한 번 큰 폭으로 세대교체를 시도한 것이다.


특히 주력인 유통 부문에서는 김상현 롯데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등 첫 외부출신 인사들과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가 물러난 자리를 전원 롯데 출신들로 교체한 점이 눈길을 끈다.


우선 롯데GRS를 이끌었던 차우철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롯데마트·슈퍼 대표에 내정됐다. 차 신임 대표는 휘문고와 경희대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롯데제과에 입사한 '정통 롯데맨'이다. 이후 차 대표는 2004년부터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롯데정책본부를 거쳐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 등을 역임하면서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2021년부터는 경영난에 빠진 롯데GRS 대표를 맡아 '롯데리아의 부활'을 이끌어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과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등 체질 개선에 주력한 결과, 롯데GRS는 차 대표 취임 1년만에 흑자 전환했다. 롯데GRS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0% 가량 늘어난 5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 매출 1조원 복귀를 목전에 두고있다.


차 대표는 내수 침체 여파로 고전하는 롯데마트·슈퍼에서도 이 같은 성과를 재현해야 하는 특명을 받았다. 앞서 롯데마트·슈퍼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조30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8% 줄었고 영업이익은 85.1%나 감소한 71억원에 그쳤다. 롯데 측은 "차 대표가 롯데GRS 재임 시절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신사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며 "현재 롯데마트·슈퍼의 통합 조직관리, e그로서리사업 안정화, 동남아시아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수장이 된 정현석 대표(부사장)도 이전 사업부의 성과가 반영된 인사다. 1975년생인 정 신임 대표는 강서고와 인하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뒤, 200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롯데맨이다. 전임자인 정준호 대표(1965년생)와는 열 살 차이로 세대교체의 중심에 섰다.


정 신임 대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유니클로 등을 운영하는 에프알엘(FRL)코리아 대표를 맡아 '노재팬(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극복하고 흑자기업으로 만들었다. 2020년(2019년 9월~2020년 8월) 회계연도 영업손실 883억원을 냈던 FRL코리아는 2024년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에는 영업이익이 1489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매출도 1조601억원으로 2019년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1조3780억원) 이후 5년 만에 1조원대를 회복했다. 롯데 관계자는 "정 대표가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맞춘 브랜드 차별화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롯데 인사에서는 연령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전문성 있는 인재를 발탁하는 직무 기반 HR제도 철학이 적용됐다. 대표적으로 1960년생 김송기 롯데호텔 조리R&D(연구개발) 실장은 대한민국 조리명장으로 올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만찬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만 65세에 상무로 승진했다.


젊은 리더십도 중용해 신임 임원 규모는 81명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전체 신임 임원 중 10%에 해당하는 8명을 여성으로 발탁했다. 롯데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 신속한 변화 관리와 실행력 제고를 위해 성과를 기반으로 하는 수시 임원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 원칙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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