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증권은 27일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의 가격이 최근 S&P500 등 증시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안전자산 지위가 훼손되고 투기자산화, 위험자산화되고 있다는 시장 우려를 일축했다. 금 가격이 내년 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존 전망도 유지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7일 '금의 투기자산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보고서에서 "금과 증시의 연동성 확대는 금리 전망이라는 공통 매크로 변수에 두 자산이 동시에 반응한 결과로, 금의 본질적인 가치나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이 훼손됐다는 신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먼저 최 연구원은 "11월 한 달 동안 금과 S&P500 일별 수익률 상관계수가 0.6 수준으로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금 선물 가격은 10월 중 단기 고점에 도달한 후 기간 조정국면에 들어갔다. 같은 시기 S&P500 역시 강세 이후 피크아웃 조정을 보이며 금과 증시의 방향성이 상당부분 겹친 상황이다.
그는 "금의 급등 이후 주식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구간이 나타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금의 안전자산적 성격이 약해졌다고 판단할 만한 여지는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중장기 데이터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짚었다.
2000년 이후 금과 S&P500의 가격 상관계수를 살펴보면 인플레이션, 글로벌 경제성장 등 공통요인으로 인해 약 0.85에 달하지만, 같은 기간 일간 수익률(변동률) 상관계수는 0에 수렴한다. 최 연구원은 "이는 장기적으로 둘 다 올랐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단기적으로는 서로 다른 요인에 의해 움직이는, 성격이 다른 자산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최근 증시와 금 가격 흐름의 유사도가 높아진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전망 변화를 꼽았다. 그는 2008년 등 과거에도 Fed의 금리인하, 양적완화(QE)가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금과 증시가 연동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관찰됐었다는 점 역시 주목했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상관계수 저점이 과거보다 점진적으로 높아진 것 역시 Fed의 기준금리 인하, QE 등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우선 변수로 부각되며 금과 주식 모두 금리, 유동성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유동성이 크게 풀리는 시기에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가리지 않고 자산 전반의 상승 압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주식과 금의 상관계수가 상승하는 상황은 금리와 유동성에 시장이 집중했다는 것이지, 금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이 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여전히 금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금이 진정한 의미에서 위험자산·투기자산으로 성격이 변하려면 시장 구조가 달라져야 한다"며 "선물·옵션 시장에서 투기적 레버리지 포지션이 과거 밴드를 뚫고 폭발적으로 늘어나거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 상품을 통한 단기 매매가 실물·중앙은행 수요를 압도하는 수준까지 확대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도 부연했다.
아울러 "현재 금 수요를 지지하는 축은 여전히 견고하다.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금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라며 "최근 연동성을 이유로 금 비중을 과도하게 축소할 필요는 없다"고 투자자들에게 제언했다. 그는 "금은 과거에도, 현재도, 앞으로도 사실상 지구최강의 안전자산 가운데 하나"라며 금 가격에 대한 중장기 상승 전망도 유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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